오늘날 대부분의 대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하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 나아가 기업의 근본적인 운영 방식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불평등 심화 등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여러 복잡한 문제 때문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기업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신생 벤처기업도 함께 행동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시급한 사회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서게 하는 데 벤처캐피털(VC)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유럽투자펀드(EIF), FMO 벤처스 네덜란드 개발 펀드, 발더튼, 베링게아, 인덱스 벤처스 등 5개 국가의 15개 투자 기관과 유한책임투자자(LP) 임직원 25명과 17번의 오랜 인터뷰 시간을 가지며 연구를 진행했다.
ESG 목표를 VC 프로세스에 통합하는 것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관행이자 매우 어려운 도전과제다. 오늘날 VC는 ESG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 가치에 중점을 두는 벤처를 선택하거나 심사 역량을 개발하고 있다. 또 벤처기업과의 주요 거래 조건 역시 이에 기반해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VC는 그 어느 때보다 ESG 목표를 더 잘 인식하고 있으며 통합할 준비가 돼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ESG 목표를 통합하는 데 세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첫째, 포트폴리오 회사에서 ESG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있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도구를 개발하는 일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리스크를 완화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통해 벤처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며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스타트업에 ESG 관행을 촉구하려면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먼저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확고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구조적으로 ESG 목표를 VC의 자체 운영 모델에 통합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ESG 요소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 VC가 스타트업을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타트업에 ESG 요소를 적용해나가는 과정은 상장 대기업과는 다르다. 신생 벤처기업에는 인적 자본이나 경영 능력, 재무 자원의 측면에서 더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ESG 요소를 측정하고 모니터링해서 보고하는 비용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은 주로 핵심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는 데 급급하다. 결과적으로 확고한 ESG 목표를 설정하기가 더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