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ESG(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평가 등급은 시장의 큰 관심사가 됐다. 지난해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12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2020년 기록한 510억 달러의 두 배 이상 규모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업 정보를 제공하기에 ESG 등급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온전히 기후 위험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인 평가 등급을 기업에 적용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 위험에 특화된 등급은 기존 ESG 등급의 평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탄소 발자국 및 기후 위험과 관련된 복잡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현재 ESG 등급에는 한 가지 두드러진 결함이 있다. 기관들마다 등급을 매기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예를 보자. 대중교통의 전기화가 대기오염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등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의 초석으로 환영받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ESG 등급의 환경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MSCI의 ESG 평가 지수는 이전에 테슬라를 자동차 업계 1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FTSE는 테슬라의 환경 성과를 ‘0점’으로 평가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석유 및 가스회사인 엑손모빌(ExxonMobil)보다 뒤처진 순위였다. ESG 등급의 평가 기준이 명확히 통일되지 않는 지금의 현상은 오히려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나아가 ESG 개념 자체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역시 지난주에 비슷한 주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