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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ESG 투자가 지구를 위한 것이라는 오해

디지털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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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키워드가 있다. ESG(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투자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는 우리 세대의 중대한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 벌여온 기후변화와의 전쟁을 생각해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는 향후 30년 동안 매년 평균 3조50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불행히도 우리가 감당해야 할 액수는 현재 ESG 투자 형태로 운용되는 자산 규모와는 차이가 난다. ESG 투자 자산은 대부분 지구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데 사용되기보다 그저 주주들의 수익 보장에 전념한다.

사실 ESG 투자 이익과 지구환경 개선 사이의 괴리는 처음부터 의도된 것이다. ESG 펀드 선정에 기본이 되는 ESG 등급은 ‘단일 중요성(single materiality, 변화하는 세계가 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기반으로 한다. 그 반대 개념은 보지 않는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이렇게 말한다. "ESG 등급은 회사가 지구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지 않는다. 사실 그 반대를 측정하는데, 즉 세상이 회사와 주주에게 미치는 잠재적 영향이다.”

그러나 ESG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지구환경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 일반인들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ESG 펀드의 마케팅 자료는 종종 사회적 또는 환경적 열망에 대해 고상한 표현을 쓴다. 하지만 상세히 들여다보면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목표임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금융의 ESG 투자 성명서를 보면, 이전 성명서에서는 "저탄소, 보다 지속가능하고 자원 효율적이며 순환적인 경제로의 전환"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ESG를 "문제가 발생하면 자칫 투자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나 조건"으로 정의했다. 선도적 ESG 등급 제공 업체인 모건스탠리 MSCI의 CEO 헨리 페르난데스(Henry Fernandez)는 ESG 이중화법(doublespeak)이 대부분의 개인과 많은 기관투자가, 심지어 일부 포트폴리오 관리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말한다.

기업이 굳이 이런 이중화법을 쓰며 혼란을 주는 이유는 일부 ESG 제품을 마케팅할 때 편리하기 때문이다. 블랙록이 2021년 4월 미국 탄소 준비 전환 펀드를 출시했을 때 상장지수펀드가 하루 만에 12억 5000만 달러를 모금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것이 좋은 예다. 무엇보다 이 펀드는 "블랙록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으로 이익을 얻기에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믿는 미국 대기업과 중견 기업에 기회"를 약속했다. 해당 펀드는 얼핏 좋아 보였지만, 전환 추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보유 종목들 역시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엑손, 셰브런 및 코노코 필립스(Conoco Phillips)가 이 펀드의 상위 100대 보유 종목에 속한다. 통합 보고 전문가인 로버트 에클리스(Robert Eccles)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ESG 펀드의 투자 설명서를 읽으면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ESG 투자 문제는 과대광고 그 이상이다. ESG 투자의 다음과 같은 단점을 인정하고 명확히 하면 보다 생산적이고 긴급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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