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목표를 세우는 일은 기후 전략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이제는 정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많은 기업의 경우 온실가스GHG 배출의 상당 부문이 기업의 공급망 외부에서 이뤄지는데 이를 ‘스코프 3Scope 3’ 배출이라고 한다. 이런 배출량을 정량화하고 관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영향은 기업의 직접적인 통제 범위를 벗어나 있지만 이해관계자의 기대나 보고 체계, 비즈니스 요구사항 등을 통해 넷제로를 향한 파트너사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일을 제대로 해내기만 한다면 보상은 크다. 이는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일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기후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일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후 위기는 다국적 식품회사인 펩시코PepsiCo가 펩시코 포지티브PepsiCo Positive(pep+) 변혁에 착수하고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촉매제가 됐다. 그 이후 펩시코는 공급망 안에서 협업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넷제로를 향한 펩시코의 여정에 공급업체 파트너사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세웠다.
기본적으로 펩시코 사업은 농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후변화는 농작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농민과 수확량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런 만큼 펩시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고 향후 펩시코의 탄력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 펩시코는 넷제로를 고려하는 사고방식을 팀에 내재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펩시코는 사내 상위 임원 200명에 대한 보상 시스템에서 스코프 1(직접 배출)과 스코프 2(간접 배출) 저감 진척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리고 스코프 3(기타 간접 배출) 배출량을 정확하게 정량화해 향후에도 해당 지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규모와 역량이 저마다 다른 10만여 군데 공급업체를 거느린 펩시코의 가치 사슬에 일률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면 넷제로를 결코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취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은 다양하며 펩시코는 그간 여러 교훈을 얻었다. 그러나 공급망 파트너를 동참시키고 더 중요하게는 공급망 파트너의 실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대치, 경제성, 지원이라는 3대 기본 요소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