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성장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에 따르면 1985년 성장률이 상위 25%에 속했던 기업 중 약 15%만이 30년 후에도 이 같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운영 시스템과 재무건전성, 내부 프로세스 등의 요인은 모두 기업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보유한 모든 자원 중에서 인적자본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속적인 수익 성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특히 직원의 자질과 재능, 사고방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근 눈에 띄는 성장 모범 사례로 엔비디아를 예로 들 수 있다. 엔비디아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7%로 반도체 업계의 평균 성장률인 9.2%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AI 칩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61%로, 2위 경쟁사인 인텔의 1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압도적인 수치보다도 경쟁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엔비디아가 직원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0위 안에 드는 곳이라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6위에 올랐고, 올해에는 세계 최대 직장 평가 업체 글래스도어가 선정한 최고의 직장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글래스도어는 엔비디아에 대해 “협력적이고 팀 중심적이며 진정성 있고 포용적인 문화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가 성장 지표와 직원 경험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훌륭한 직원 경험은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견인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해 보다 총체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는 딜로이트가 ‘2023 글로벌 인적 자본 트렌드’ 보고서에서 소개한 ‘인적 지속가능성human sustainability’이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인적 지속가능성이란 신체적, 정신적 웰빙부터 경력 기술과 전반적인 목적의식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삶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뜻하는 개념이다. 이는 각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이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이 속한 조직 전체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인적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출수록 비즈니스 성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대 웰빙 연구센터가 발표한 ‘직장 내 웰빙과 기업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의 웰빙과 기업 성과 사이에는 매우 긍정적인 관계가 있다. 직원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일에 몰입할 수 있을 때, 업무 성과가 향상되고 인간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며, 발전하려는 동기 역시 더 강해진다.
리더가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세울 때 직원이라는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직원들의 참여도 저하나 번아웃, 혁신 부족과 같은 고질적인 증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의 재무와 운영, 브랜드, 문화의 건전성을 위험에 빠뜨린다. 딜로이트의 ‘2024 글로벌 인적 자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조직의 76%가 인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10%에 불과하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조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더 나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정도의 인식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이 가장 우선이라고 느낄 수 있는 비즈니스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회사의 성장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의 5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지금의 성장 전략이 직원과 회사를 오히려 정체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