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것인가?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기술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왜 수 세기 동안 여러 신기술이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일자리가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에서 제조업으로의 전환처럼 사람들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경제학자는 역사적으로 기술 변화가 초래할 수 있는 혼란은 “은혜와 자비로움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라는 견해를 공유해 왔다.
하지만 거의 매주 새로운 AI 모델과 도구가 출시되면서 이러한 합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전 세계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여주면서 사무직이나 행정 보조원과 같은 ‘중간 임금’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부 경제학자는 기술, 특히 자동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델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MIT의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와 보스턴대 파스칼 레스트레포Pascual Restrepo는 최근 논문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발전이 실제로 모든 근로자의 임금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과소평가돼 왔습니다”고 지적했다.
자동화에 대한 새로운 경제학적 관점은 기술이 장기적으로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 임금을 상승시킨다는 핵심 아이디어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전의 경제학과 다른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제기한다. 첫째, 기술을 사용해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역량을 창출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둘째, 기술의 경로는 부분적으로 누가 어떻게 기술을 사용할지 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데이비드 오터David Autor MIT 경제학과 교수는 “AI는 노동자를 보조하고 업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대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도구에 숙달하고 그것이 인간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