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계의 큰 오해 중 하나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DTA으로 비즈니스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통적인 기업을 평가하는 데는 좋은 기준일 수 있지만 디지털 비즈니스의 사고방식에는 맞지 않다. 디지털 혁신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해서가 아니다. 이들도 돈을 벌지만 눈에 보이는 수익은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초창기에는 많은 이가 아마존이나 드랍박스, 잘란도Zalando와 같은 파괴적 혁신 기업의 EBIDTA가 제한적이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며 돈을 벌지 못한다고 무시했다. 하지만 이는 디지털 혁신 기업들이 전통적인 기업과는 다른 우선순위에 따라 운영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전통적인 기업과 달리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 기업은 다른 방식으로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이들은 다음의 요소들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 집중했다.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CLV/고객유입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CAC □ 간단히 말하면 CLV는 고객이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동안 발생하는 가치다. 이는 과거에 집계된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하거나 특정 고객 세그먼트를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다. 단순히 과거 CLV를 계산하는 것 외에도 정교한 머신러닝 모델을 사용해 미래 CLV를 예측할 수도 있다. □ CAC는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광고 비용과 같이 일반적으로 고객에게 도달하는 방법에 따라 드는 비용뿐만 아니라 관련 마케팅 비용이나 영업팀 급여와 같은 간접비도 포함된다.
● 엔드 투 엔드End-to-End 고객 경험 □ 고객 경험은 고객이 특정 제품 및 서비스를 검색하고 평가해 구매하는 것부터 고객으로서 관계를 유지하고 추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회사와의 전체 상호작용 과정에서 거치는 여정을 나타낸다.
EBITDA 중심의 분기별 실적에 집착하는 기존 기업들은 고객 도달 범위를 극대화하거나 트래픽을 실제 거래로 전환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성공적인 디지털 기업들은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더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더욱 개인화된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추구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이상적인 상황에서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고객 확보 비용의 3배 이상이라면 앞으로 1~2년 내에 수익을 몇 배로 늘릴 수 있는데 굳이 당장 수익을 실현하는 데 급급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좋은 경험을 했다면 다시 브랜드를 선택할 것이고 평생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