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세계 최대 규모의 노천 구리 광산을 운영하는 퍼스트 퀀텀First Quantum은 파나마 정부와 새로운 계약을 협상하려다 큰 차질을 겪었다. 계약 조건에 분노하고 환경 피해를 우려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광산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전국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영진과 주요 정치인들의 긴밀한 관계는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대법원은 시위대의 편을 들었다. 퍼스트 퀀텀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퍼스트 퀀텀은 그해 연말에 광산에서 마지막으로 구리 1t을 생산했다. 그 이후 광산은 유휴 상태로 남아 있다.
기존의 리스크 관리 지침에 따르면 퍼스트 퀀텀은 분명 모든 걸 제대로 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파나마 관리들에게 로비를 했고 사업 운영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국제 중재 조항을 마련했다. 그러나 결국 광산을 계속 운영하지 못했다. 이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정치 환경이 점점 변화무쌍하고 복잡해진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지역에서 낡은 비즈니스 전략에 집착하면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 쉽다. 이는 곧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투자를 피하는 것도 근시안적인 태도다. 이 지역에서 사업을 펼치고자 하는 리더라면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참여하고 적응할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라틴아메리카의 현직 지도자들은 선거에서 79%나 패배했다. 이처럼 정권이 교체되는 추세는 정치적 동맹이 기업에 필요한 지속적인 안정성을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유발하는 정부 로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를 보완할 적극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의 기업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필수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