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전 세계적으로 기업뿐만 아니라 예술,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조직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혁신을 거듭하며 조직, 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기업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을 발행하는 동아일보사는 1920년 4월 1일 창립해 올해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또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1922년 창간해 곧 10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독자분들의 조직도 100년 이상 영속하시기를 기원하며 2018년 9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온라인판에 실린 관련 연구 결과를 요약, 정리해 소개합니다.
미국 S&P500 기업의 평균 수명은 지난 80년 동안 67년에서15년으로 줄었고, 30년 전 영국 FTSE 100지수에 포함됐던 기업 중 76개가 사라졌다. 반면 기업이 아닌 다른 조직들은 100년 넘게 존속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기업들은 이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우리는 다른 조직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여온 창립 100주년 이상 조직(이하 ‘100년 조직’) 7곳을 조사했다. 예술 분야에서는 영국왕립음악원(RAM), 왕립미술아카데미(RCA), 왕립 셰익스피어컴퍼니(RSC)를 살펴봤다. 교육 분야에서는 이튼칼리지, 과학 분야에서는 NASA(초기 미군 소속), 스포츠 분야에서는 뉴질랜드의 올블랙스와 영국 사이클팀을 선정했다. 우리는 이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조직을 운영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약 5년간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 조직들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직 구성원의 행동과 조직문화 등 조직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놀랍게도 우리는 모든 100년 조직이 분야를 막론하고 서로 매우 닮아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은 기존의 통념과 달랐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84개의 성공적인 기업에서 근무하는 리더 537명(3M, 애플, BBC, BMW, 태양의 서커스, 다이슨, GE, 구글, 햄린, HSBC, 재규어 랜드로버, 존슨앤드존슨, M&C사치, 맥킨지, 마이크로소프트, 모건스탠리, 프록터앤드갬블, 롤스로이스 엔진, 유니레버, 버진, WPP 등)과 공유했다. 그리고 이 리더들에게 조사 대상 조직들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추려보게 한 뒤 그 교훈을 12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이 교훈들은 100년 이상 성공적인 조직이 될 수 있을지 자문할 수 있는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100년 조직은 공통적으로 견고하게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는 전통적이었다. 하지만 파괴적인 ‘한 방’이 있다는 점에서는 급진적이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꾸준히 다른 조직을 앞서갈 수 있는 이유였다. 먼저 100년 조직이 어떻게 이런 급진적이면서도 동시에 전통적일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12가지 도전 과제를 소개하겠다.
중심을 튼튼하게 100년 조직은 그 중심을 견고하게 다지는 데서 출발한다. 이는 그들의 신념을 보호하고,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
견고한 목적의식 : 사회를 바꾸겠다는 목적을 갖고 여기에 차세대를 참여시켜라
성공적인 100년 조직들은 놀랍도록 전략적이다.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사회를 어떻게 형성해 나가야 할지, 어떻게 여기에 필요한 인재를 얻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20∼30년 앞을 내다봤다. 100년 조직의 임직원들은 연구진을 만나자마자 그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신념과 행동을 어떻게 바꿔놨는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뉴질랜드의 럭비 유니언 국가대표팀인 ‘올블랙스’는 뉴질랜드의 국가 위상을 높이는 것을, 영국의 명문 사립 중등학교인 ‘이튼칼리지’는 매년 70명의 소외 계층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을, NASA는 인류에 공헌하는 것을, RSC(로열셰익스피어극단)는 모두가 예술에 가까워질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처럼 100년 조직에는 인재들이 모이고, 이는 이들의 목표 달성을 돕는다. 하지만 이들은 인재가 그냥 나타나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100년 조직들은 주로 아이들을 육성한다. 때로는 4살 정도의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조직이 미래에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배우고 사용하도록 한다. RSC는 “우리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학교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블랙스가 초등학교에서 즐길 수 있는 ‘리파 럭비’를 만들어낸 이유이고, 왕립미술아카데미가 매년 4∼18세를 대상으로 예술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이며, NASA가 매년 여름에 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10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