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미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으로 3조 달러를 풀었지만 2020년 한 해는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였습니다. 경제는 아직도 정상 궤도로 돌아오지 못했죠. 하지만 회복 조짐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침체기에 힘들지 않은 기업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중견 기업은 특히 힘듭니다. 재무구조가 비교적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대기업들은 불황에도 자금력을 기반으로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견 기업의 경우에는 수요는 고갈되고, 현금 흐름은 원활하지 않으며, 신용 대출도 받기 어렵죠. 결국 적자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들이 침체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요?
불황기 중견 기업들은 대개 수비 전략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버텨내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남은 현금이라도 잃지 않도록 노력하죠. 그러나 수비가 유일한, 그리고 최선의 전략일까요? 저희는 경기 저점기 최적의 전략 사례 데이터를 수집해 제공하는 일을 하는데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견 기업에도 수비보다 공격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아티클 중에 1980년 금융 위기(1980~1982년), 1990년 침체기(1990~1991년), 2000년 닷컴 버블 붕괴(2000~2002년)를 이겨낸 최적의 전략 사례가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아티클의 결론은 비용 절감과 미래 지향적 투자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잘 맞추는 기업이 침체기 이후에도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게 실천하기 쉽지 않다는 걸 이 아티클 역시 인정합니다. 상반되는 두 목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기업은 흔치 않죠. 비용 효율성을 달성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장기적 투자도 포기하지 않기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저희는 최적의 전략이 무엇인지 답을 다시 구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의 불황기였던 2007~2009년 금융 위기를 연구했습니다. 모든 기업에 초점을 맞추진 않았고 대체로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 즉 항공, 조선, 자동차, 요식업, 정유 및 천연가스, 광업, 컨테이너 선적, 금속, 건설, 운송, 화학, 철강 쪽에 집중했습니다. 이들 산업은 현재 팬데믹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도 하죠. 반면 꾸준한 혁신이 선택이 아닌 필수에 해당하는 전자기술, 소프트웨어, 생명공학과 같은 R&D 집약적 산업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침체기에 접어들기 직전인 2006년 말 시가 총액 기준으로 상위 40% 정도에 해당하는 중견 기업만 조사했습니다.
조사 대상 시기는 경기 침체 직전의 3년(2004~2006), 침체기(2007~2009), 회복기(2010~2012)로 정했습니다. 침체기 동안 투자를 늘린 기업과 투자를 줄인 기업의 회복기 실적 변화를 비교했죠. 재무 실적을 직접 비교하기엔 시차가 있으므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조정했습니다. 투자액에 변화가 미미한 기업은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투자 비중 변화 측면에서 상위 25%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하위 25%의 기업들과 비교했습니다. 결국 투자 계획에 큰 변화가 있었던 기업들만 살펴본 거죠. 저희가 조사한 투자의 세 가지 범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토지, 건물, 기계, 창고, 설비, 인프라 등 자본 지출 2. 혁신, 특허, 브랜드, 전략, 거래처 및 공급자 네트워크, 고객 유치 및 관계, 직원 교육 등 경제적 역량 3. 고용 인원수로 측정한 인적 자본
저희는 성과의 척도로 자기 자본 수익률, 매출 성장률, 시가총액 이렇게 세 가지 지표의 개선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상승 국면과 하강 국면의 물가 상승률 차이를 각각 반영했고요. 시기에 따라 조사 대상 기업의 변화도 반영해 측정값을 백분위 점수로 환산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시가총액이 침체기에 상위 55%였다가 회복기에 40%로 올라섰다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래 세 개의 그림을 보면 극명하고도 유익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침체기에 투자를 늘린 기업들은 회복기에 자기 자본 수익률, 매출 성장률, 시가총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투자를 줄인 기업들은 세 지표가 전부 하락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