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습니다. 많은 주와 지방자치 당국은 이미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안을 통과시켜 왔으며 이제 다양한 제안이 연방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미국 근로자의 복지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확답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최저임금 상승이 취업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반면, 다른 연구들은 이것이 고용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하죠.
최저임금의 파급 효과를 정량화하기 어려운 이유는 최저임금의 변화가 기업의 행동에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여러 연구들은 최저임금이 증가하면 취업률이 변화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직원의 근무 일정 등 다른 분야를 변화시키는 전략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죠. 하지만 일정 변화 등 근로자의 복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데이터는 수치로 나오는 취업 관련 데이터보다 얻기가 어렵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흔히 많은 외부 요인과 정책 사항을 동반하며 최저임금 인상 전후의 정확한 비교가 가능한 테스트 환경을 확립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전국적 패션 소매 업체에서 근로자의 근무 일정에 관한 매우 세분화된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서로 다르게 변동해 온 주들에서 나타나는 근무 일정의 차이를 비교했죠.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이 2015년 9달러에서 이후 매년 증가한 캘리포니아주의 45개 매장과 연구 기간 동안 최저임금이 일정하게 7.25달러였던 텍사스주의 17개 매장을 비교했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구 대상 매장에서 근무한 5000명 이상의 직원들의 근무 일정과 임금 데이터를 살펴보았죠. 그다음 최저임금 증가의 영향만을 가려내기 위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간의 주(洲) 경제 및 고용 격차를 통제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최저임금 증가가 한 매장의 총 근무 시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 매장들은 최저임금 상승 여부와 관계 없이 동일한 시간 동안 직원들을 근무시켰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근무 시간이 배분된 방식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이 1달러 증가할 때마다 한 주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숫자는 27.7퍼센트 증가한 반면, 한 명의 근로자가 한 주 동안 일한 총 시간은 20.8퍼센트 감소했죠. 캘리포니아주의 평균적인 매장을 예로 들자면, 한 주에 네 명의 직원이 추가로 투입된 반면 직원 한 명당 근무 시간은 다섯 시간 줄어든 것입니다. 평균적인 최저임금 근로자가 받은 총 임금이 캘리포니아주에서 13.6퍼센트 하락했다는 뜻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