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많은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조직들은 대면 회의 대신 줌, 웹엑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의 플랫폼을 이용한 화상회의를 도입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화상회의 덕분에 사회적 연결 고리를 유지할 수 있었죠. 그러나 불과 몇 주 만에 사람들은 "줌 피로" 또는 "화상회의 피로"를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끝없이 계속되는 가상 회의에 갇혀 지치고 피곤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고 줌 탈진과 피로감 수치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상 회의의 어떤 측면이 피로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뤄졌습니다. (미리 팁을 하나 드리자면, 말하지 않을 때는 마이크를 음소거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비디오카메라 자체가 줌 피로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하고 이해하려는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카메라를 켜는 것이 피로도에 얼마나 기여할까요? 카메라를 켜야 할까요, 꺼야 할까요?
필자들은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10년 이상 원격 근무 솔루션을 제공해온 비즈니스 서비스 회사인 브로드패스(BroadPath)와 협력해 비디오카메라가 일상적 가상 회의 피로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브로드패스는 미국 전역 및 해외에 있는 수천 명의 재택근무 직원들에게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카메라를 항상 켜고 있기(always-on video)” 방법을 실험해 왔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이 닥치자 모든 회의에서 항상 전면 카메라를 켜고 있는 것이 원격 근무 경험에 도리어 피해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이 지속되자 브로드패스는 원격 업무 공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필자들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2020년 여름 우리는 103명의 브로드패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4주 동안 일일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를 계획했습니다.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의 첫 2주 동안 한 그룹은 카메라를 켜도록, 나머지 한 그룹은 끄도록 했고, 다음 2주 동안은 반대로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근무시간이 끝나면 간단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 조사에서 퇴근 시점의 에너지 수준("지금 피곤함을 느낀다"), 참여도("오늘 회의에 열심히 참여했다”), 발언(“오늘 회의에서 할 말이 있었을 때 목소리를 낸 것 같다”) 등에 대해 물었습니다. 카메라의 영향을 분리할 수 있도록 매일 각 직원이 참여한 가상 회의 수와 해당 직원이 회의에서 보낸 총시간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