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와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로 인해 세계화가 역행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쟁에는 세 가지 핵심 질문이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무역, 자본, 정보, 인적 흐름의 성장이 역전됐는가?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를 라이벌 블록으로 분열시키고 있는가? 세계화가 지역화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가?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에 대한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아니요"다.
이처럼 ‘탈세계화 없는 디커플링’이 벌어지는 것은 곧 다국적 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전략과 리스크 관리를 조정해 지정학적 긴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공 정책 환경이 글로벌화에 도움이 덜 되고 있지만 글로벌 흐름의 탄력성은 보다 극적인 전략의 변화를 경고한다.
글로벌 흐름의 성장이 역전됐는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무역, 자본, 사람의 흐름이 급격히 줄면서 세계화는 끝났다는 추측이 쏟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가들은 자급자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국제 흐름은 지속적인 침체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뉴욕대 스턴 미래경영센터NYU Stern Center for the Future of Management DHL 팀이 개발한 DHL 글로벌 연결성 지수는 국제 흐름의 성장과 국내 경제 활동의 성장을 비교해 세계화의 ‘깊이’를 측정한다. DHL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무역, 자본 및 정보 흐름의 세계화는 2021년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으며, 2022년 국제적 인적 흐름의 회복이 가속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