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혁신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경기 변동 시기에는 기존 기업보다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경기 침체기에 스타트업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취약한 이유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스타트업은 경기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기에 이 ‘상식’은 완전히 무너졌다. 2020~2021년 벤처캐피털 자금이 오히려 급증하는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경기 침체기에 스타트업이 유독 어려운 게 단순히 자금 조달 탓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일반 기업에 취업할지, 아니면 스타트업에 취업할지 저울질할 정도로 구직자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는 구직자들이 회사를 선택하는 방식을 새롭게 조명해 봤다. 개별 인재의 선호도를 측정하고 선호도가 경제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면 기존 기업 대 스타트업의 역학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기존 노동시장에서 오랫동안 통용된 가설을 부정하고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바로 불황기에 구직자들이 스타트업보다 덩치가 큰 기성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인력난이 발생한다는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