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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혁신

업무가 디지털화 되었다면 왜 우리는 여전히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것일까?

디지털
2016. 4. 27.
201604261


거리 개념이 사라질 것입니다인터넷의 급속도로 보급되던 199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인 Frances Cairncross는 다수의 사회학자 및 미디어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위와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이들이 예측한 것은 공간과 공간 사이의 거리가 사라진 미래였는데요  그들이 주장한 바는 지구 상의 모든 공간이 서로 동시에 연결된다면 공간이라는 개념은 사실상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 도달하였을 때  우리들은 더 이상 사무실이라는 공간으로 출근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것이죠. 정말로 지당한 말입니다. 우리의 업무가 자기가 알아서 우리 있는 곳까지 찾아와 준다는 데  굳이 사무실로 기어갈 이유가 있을까요?

 

미국의 Melvin Webber 교수가 한 것으로 잘 알려진 한 예측은 당시에도 금방 현실이 될 듯 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산 꼭대기에 자리를 잡은 채로 다른 기업이나 업무 협력자들과 긴밀하고도 실시간으로 지속되는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Webber M.M.  1973)” 이 말대로 심지어 에베레스트의 정상에서부터도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과 동시다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  사무실이라는 근무 공간은 쓸모 없어지는 것이 당연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현대의 기술은 전 세계에서 동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으니 말이죠.  반면에 많은 기업들은 새로운 사무실을 만들거나 도심에 위치한 기존 사무실을 개조하는 것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찍이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들이 놓친 사실이 무엇이었을 까요? 그것은 업무 환경이 사무실과는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구조로 변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지식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능력과 관점을 한 데 모으는 데 신경을 씁니다. 인간집단  마찰  마음의 상호작용은 업무의 아주 중요한 측면이죠. 창조적 산업에 있어서 이 부분은 더욱 분명합니다. 따라서 오늘날 물리적인 업무공간이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업무 공간이 반 세기 전 자크 타티의 영화  플레이타임에서 희화화된 것처럼 빽빽이 들어선 좁은 공간에서부터 오늘날의 친근감 있고 개방적이며 융통성 있는 공간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더욱 최근에는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공간을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효과가 증명되면서 개방형 업무공간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죠. 마치 옥스브리지(옥스퍼드 대학과 캠브릿지 대학) 학생들에 의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견들이 많이 이뤄지는 곳으로 여겨지는 대학 휴게실처럼  개방형 업무공간은 다른 분야에 개방적이면서 활기찬 상호작용과 상상력을 증폭시킵니다.

 

‘WeWork(우리는 일한다)’같이 혁신적인 회사들이 하는 일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필요한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의 과정에서 직장인들로 하여금 관리자로서 참여하게 하고 지적  물리적 도구들을 능동적으로 공유하도록 합니다. 또한 WeWork는 한 명의 큰 세입자를 두는 대신에 수많은 작은 평수로 쪼개어 임대하여 평방피트당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음에 협상 테이블에서는 재무적으로 확고한 주장만을 펼칩니다. 금융과 비교해서 유사점을 찾자면  WeWork 역시 장기간에 걸쳐 빌리고(예금) 짧은 시간 동안만 빌려주는(대출) 체계입니다.

 

사람들이 창의성을 추구함에 따라  개방형 사무실 공급업체들 또한 사람간의 상호작용을 수량화하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수량화는 궁극적으로 사무실이 어떠한 방식으로 설계되느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 유연한 공간 안에서 어떻게 인력들이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다음 세대의 사무실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사안입니다. 최첨단 디지털 도구들은 사람간의 연결과 공간에 따른 행동방식을 측정하고 이 둘이 어떻게 생산성과 창의성으로 이어지는 지를 판단하는 도구로써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디지털상으로 통합된 가구와 건물들과 연관된 실시간 데이터 분석은 그 시작점일 뿐이지요. 결국엔  첨단 디지털 기술은 시간이 흐르는 것에 맞추어 스스로 반응하고 진화하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업무공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건물들은 항상 융통성이 없었고 티셔츠 보다는 코르셋처럼 경직되어왔었습니다. 실제 건물사용에 관한 더 정확한 데이터를 사용해야만 우리는 사람의 편의에 더 적합한 도시 환경을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자동적으로 대기 상태에 들어가고 아무도 없을 때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시스템을 갖춘 업무공간(MIT에서 연구 중이다)을 생각해 보세요. 좀 더 일반화시키면  미래의 업무 공간은 사람과 협력적인 관계로 작동하고 존재하는 그러한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우리네 업무 환경의 변화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앞으로 이 변화는 건축가  개발자  기업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1990년대 디지털 분야 개척자들이 자신만만하게 예견했던 것과는 다르게 사무실이 쓸모 없어지기 보다는 기술이 사무실을 변형시키고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통해 산 꼭대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적합하고 더 생산적인 방식이 가능한 공간에서 일을 하게 되는 거죠. 따라서 거리감의 상실에 대한 예측은 신개념 접근성 탄생으로 뒤바뀔 것입니다.

 

번역: 신경재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카를로 라티 (Carlo Ratti)

건축가이자 전문교육을 받은 엔지니어이다. 그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Senseable City Lab(도시개발연구팀) 팀과 Carlo Ratti Associati(디자인 회사)를 총괄하고 있다. Carlo Ratti Future Cities(국제커뮤니티) World Economic Forum Global Agenda(세계경제포럼글로벌의제위원회)에서 의장직을 맡고 있다.      

 

메튜 클로델 (Matthew Claudel)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Senseable City Lab(도시개발연구팀) Innovation Science & Policy Lab(과학혁신 및 정책 연구팀)의 연구원이다.

 

If Work Is Digital Why Do We Still Go to the Office?원문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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