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자. 마케팅 분석가인 지아Jia가 회사에 도착해 컴퓨터에 로그인하자 AI 비서가 이미 이메일을 분류하고, 그날의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고, 몇 시간이 걸리던 보고서의 초안을 작성해 놓은 채 반갑게 맞이한다. 지아는 (이러한 도구를 사용해 본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AI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지 놀라워한다. AI의 효율성 향상 효과에 감명을 받은 지아는 이전보다 훨씬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느낀다. 그 결과 그는 AI 비서와 함께 최대한 많은 작업을 완료하는 데 집중한다.
하루가 지나고 지아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계속 높아지면서 그는 같은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로부터의 고립감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업무 관련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곤 했지만 이제는 AI 비서가 (동료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문제 해결을 처리한다. 그는 동료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그들이 더 이상 말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때때로 그는 이러한 연결에 대한 욕구로 인해 동료들을 도와주면서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최근 들어 잠을 잘 못 자고 퇴근 후 술을 더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가까운 미래의 경고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일련의 연구를 통해 지아의 이야기가 너무 흔한 현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적화된 생산성, 초고속 데이터 분석, 일상적인 업무로부터의 해방 등 AI의 가능성은 매력적이며 기업과 직원 모두 이러한 도구를 통해 이전보다 더 많은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돼 있다(그리고 다소 어리둥절하다). 예를 들어 AI는 법률 문서 분석부터 매출 예측, 입사 지원자 선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에서 인간의 업무 능력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으로 입증됐다. AI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35%가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전 세계 AI 시장이 1조 8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많은 조직이 경쟁사와 보조를 맞추고 AI 도입에 따른 효율성 향상에 열중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자산인 사람을 놓치고 업무가 점점 더 세분화돼 자동화되고 있다.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볼 때 기술에 대한 지나친 집중은 직무 만족도, 동기부여, 정신적 웰빙 감소와 같은 원치 않는 인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는 우려스러운 추세일 수 있다. AI 도입 프로젝트를 성공적이고 실행 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면 먼저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다음으로 AI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