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리해고 발표가 있은 후 막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람들의 눈빛에서 집단적인 불안감이 느껴진다. 마침내 동료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동료들이 해고돼 유감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남아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 동료는 '행운'이라는 단어에 씁쓸한 맛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가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생존자 증후군survivor syndrome’을 겪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비즈니스 뉴스와 소셜미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해고에 대한 발표로 넘쳐나고 있다. 2024년에 기술 부문에서만 약 13만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지난 여름 전 세계 인력 15% 감축을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한 인텔이나 작년에 약 9600명의 직원을 해고한 시스코Cisco를 생각해 보자. 기술 업계뿐 아니라 소매업 등 다른 업계에서도 대대적인 감원이 이뤄졌다. 예를 들어 보잉은 최근 1만7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고, 독일 철도회사인 도이체반은 향후 5년 동안 인력의 9%를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비자 부문에서는 유니레버가 올해 말까지 유럽 내 모든 사무실 인력의 3분의 1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은 해고 후 남은 직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직원들의 정서적, 행동적, 심리적 반응은 '직장 생존자 증후군'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는 비참하거나 충격적인 경험에서 살아남은 것과 관련된 심리학 연구에서 그 이름을 차용한 용어다. 동료가 해고되면 해고로 인한 정서적, 심리적 피해는 동료가 떠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래 지속돼 자신과 자신의 역할, 업무 성과를 인식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감정, 불확실성, 새로운 기대치가 뒤섞인 지뢰밭을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명확한 로드맵이 없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