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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운영관리

현행 장례 휴가 기간은 너무 짧다

디지털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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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밸런타인데이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습니다. 어떠한 경고나 징후, 예고도 없이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이제는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아버지를 찾을 수 없다며 저에게 전화하셨던 어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생생하게 귓가에 남아 있습니다. 전화를 받고 저는 남편과 당시 2살, 4살이었던 아이들을 데리고 정신없이 차에 올라탔습니다. 뉴욕에서 매사추세츠까지의 긴 거리를 운전해 가면서 교통 체증에 갇혀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도 했고, 안고 있던 딸이 계속 토하는 바람에 제 옷은 엉망이 돼버리기도 했죠. 밤늦게 겨우 집에 도착했고 차고 계단을 올라가면서 아버지가 무사히 집에서 저희를 맞아주시기만을 애타게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며칠은 마치 깨어날 수 없는 악몽 같았습니다. 다행히도 부모님의 경제 상황은 나쁘지 않았지만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습니다. 관을 고르고, 장례식을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입혀드릴 옷을 고르고, 부검을 할지 하지 않을지를 결정하고, 아버지의 휴대폰과 연금을 해지하고, 각종 청구서를 어머니 앞으로 옮기고, 부고 안내를 작성했죠. 그리고 수많은 친척과 주변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부고 소식을 전해야 했습니다. 매번 소식을 전할 때마다 우리는 그날의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다시 겪어야만 했습니다.

회사에 연락해 장례 휴가를 쓰겠다고 알리는 일은 남편이 저 대신 해주었습니다. 저는 필요한 만큼 유급 휴가를 쓸 수 있었고,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회사 사람들로부터 받은 많은 지원과 격려는 앞으로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조직에서 육아휴직, 복지 혜택, 코로나 이후 원격근무 확대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장례 휴가 제도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직장에서 죽음, 슬픔, 애도… 이런 것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바로 지금이 장례 휴가 제도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슬픔에 잠긴 직원에게 조직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다음의 5가지 사항을 명심해야 합니다.

휴가 일수를 늘려주세요. 인적자원관리협회(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 SHRM)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88%가 유급 장례 휴가를 제공합니다.
기간은 일반적으로 3일에서 길어봤자 5일입니다. 가족이나 친척의 사망 시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연방법은 없습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오리건주만이 이를 의무화하는 법을 2014년에 제정했습니다.

장례식을 준비하거나 다녀오고, 재산 문제를 정리하고,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처리하는 데 휴가 며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조직은 유급 휴가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합니다. 2017년 페이스북은 장례 휴가를 직계가족 사망 시 최대 20일, 친척 사망 시 최대 10일로 두 배 늘렸습니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2015년 남편과 사별한 후 자신의 경험을 담아 저서 <옵션 B>를 발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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