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 사이에 수평적(flat) 조직 구성, 계층 최소화, 자기 관리, 자율권 부여 등을 기반으로 하는 운영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주도(self-direction)’ 방식은 애자일함, 빠른 학습, 회복탄력성과 같은 이득을 주죠. 그리고 대체로 기업을 더 민주적이고 포용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이렇게 자기 주도적 접근을 취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기업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경우 ‘평범’하게 돌아가 버리죠. 중간관리 직급은 비대해지고 관료주의와 계층은 늘어만 갑니다. 자기 주도적인 기업이 인수되는 경우에도 동일한 위험에 놓이죠. 아마존이 자포스(Zappos)를 인수했을 때도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는 극복하기가 쉽지 않죠. 자기 주도 기업이 성장하는 와중에 자신의 문화, 가치, 윤리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전략과 조정 메커니즘을 개발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시대를 앞서가는 핀란드의 자기 주도 기업 클러스터를 연구했습니다. 게임개발사 슈퍼셀(Supercell)과 퓨처플레이(Futureplay), 기술자문회사 퓨처라이스(Futurice)와 빈시트(Vincit), 라스트마일 배송 기업 올트(Wolt) 등이 그 예이며 이들 모두 헬싱키 광역권에 있죠. ’북구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에서 지난 몇 년간 다수의 자기 주도 기업이 태어나 국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도 평등과 자율에 대한 기업 스스로의 자기 주도 가치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필자 중 한 명인 안니 하르유가 일한 바 있는 퓨처라이스를 대표 사례로 다루었죠. 연구 대상 클러스터의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퓨처라이스가 성장과 기업의 수평적 가치 유지 모두를 이룬 비결은 다음 여섯 가지 요인으로 정리됩니다.
유기적 모듈 디자인. 성장은 크기가 커진다는 말이죠. 이는 새로운 계층구조와 통제 메커니즘이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며 결국 민첩성과 유연성을 감소시킵니다. 기업은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더 작은 모듈로 세분화될 수 있습니다. 퓨처라이스는 이를 위해 조직의 팀과 부서를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지닌 ‘부족(Tribe)’으로 나누었죠. 클러스터의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권한 부여 구조(enabling mechanism)를 통한 조정. 성장은 조정을 필요로 하며 이 과정에서 자율성이 억압되기 쉽습니다. 기업들은 권한 부여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죠. 퓨처라이스가 창안한 방법은 3×2 프레임워크로 조직 전체와 다양한 부족에 걸친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