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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출신 배경이 낮을수록 협업을 잘한다?

디지털
2021. 9. 7.
210907

뱅가드(Vanguard)의 CEO를 지낸 윌리엄 맥냅(William McNabb)은 제대로 된 팀워크가 가진 힘을 깨닫게 된 어린 시절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어릴 적 맥냅은 친구 한 명과 함께 신문 배달 일을 했습니다. 이 합작 사업을 위해 두 아이는 흔히들 하듯이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배달 경로를 절반으로 나눠서 각자 배달을 도는 방식이었죠. 이런 식으로 둘이 일하면 경로 절반을 다 도는 데 각각 35분이 걸렸습니다. 아마 합리적인 방법처럼 보일 겁니다. 당연합니다. 분할 정복 접근 방식은 미국 내 수많은 조직이 팀워크를 수행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며, 미국의 광범위한 개인주의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접근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맥냅은 친구가 외지에 나가는 바람에 남동생들의 손을 빌려야 했을 때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분할해서 정복하는 대신 이 형제들은 진정으로 상호의존적인 시스템을 개발해 배달 경로를 돌았습니다. “우리는 신문을 외바퀴 손수레에 실었어요.” 맥냅은 말했습니다. “제가 길에서 손수레를 최대한 빨리 밀면 동생들은 손수레에 실린 신문을 집어서 각 집의 문 앞에 재빨리 두고 왔죠.”

이 전략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았습니다. 형제들은 전체 경로를 35분이 아닌 단 29분 만에 돌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처럼 상호의존적인 팀워크 방식이 사회적 하위 계층 출신 미국인들에게 더 잘 맞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필자들의 연구는 그룹의 집단적 전문 지식과 기량을 활용하는 것에 중점은 두는 상호의존적 팀워크가 사회적 하위 계층 출신 미국인들의 잠재력 발휘를 돕고, 때로는 전반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회적 상위 계층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게 해준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연구의 일환으로 사람들에게 맥냅과 형제들이 적용한 상호의존적 접근 방식과 같은 스타일의 팀워크 상황을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하위 계층 출신 사람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지 여부와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일례로 문제 해결 과업을 주고 그룹이 함께 수행하도록 한 실험실 실험에서 하위 계층 출신 학생 그룹들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상위 계층 학생 그룹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보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그룹 간 상호작용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분석한 끝에 높은 성과가 나타난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하위 계층 출신 그룹은 중산층 출신 그룹에 비해 공동 과업을 수행하는 동안 더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고 더 적극적이고 균형 잡힌 토론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고성과 팀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우리 연구는 사회적 하위 계층 출신자들이 팀의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는 독특하고 협력적인 기량을 조직에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사회적 하위 계층 출신 직원의 협업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잠재적으로 큰 장점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다수 조직 구조는 이런 강점이 빛을 발하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현대의 수많은 조직이 숙련된 협업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한 개인에게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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