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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인사조직

세상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

디지털
2022.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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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우리 기업(디스커버리 리미티드, Discovery Limited: 남아공의 금융서비스 그룹, 이하 디스커버리)의 고위 간부 한 명과 신규 금융 업무 부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그는 카드 소지자의 20%가 지출의 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서 큰 우려를 나타내면서, 더 평등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싶어 했다. 필자가 의장을 맡고 있는 비영리 조직의 기금관리인과도 비슷한 대화가 오갔다. 기금의 대부분을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내고 있고, 이렇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의 눈에는 조직이 절벽을 향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이런 반응은 드물지 않으며, 여기서 나타나는 인식적 오류는 리더십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금융 부서 간부와 기금관리인의 예시가 보여주듯이, 우리는 이 세계를 정규/가우스 분포(normal/Gaussian distribution)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또 대부분의 현상이 종형 곡선(벨 커브, bell curve)에 따른 분포를 보인다고, 혹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위 예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카드 소지자 및 기부자가 평균값에 근접한 지출이나 기여도를 보여야 한다. 또한 나머지 사람들은 평균값의 좌우에서 대칭적으로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어야 한다. 평균(mean), 중앙값(중위수(中位數), median), 최빈값(mode)이 모두 일치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 절반이 평균 아래에 위치하고, 나머지 절반은 평균 위에 위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변수(variable)들은 제각기 독립적이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우리의 뇌는 공평함에서 가치와 행복을 찾고 불평등에 거부감을 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평균 주위에 안정적으로 군집을 형성하는 가우스 분포의 세계는 공평하고 예측 가능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인간은 대칭을 좋아하는데, 그 대상은 얼굴, 예술, 통계를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인간이 받는 학교 교육 대부분은 여전히 ‘정규(정상 normal)’ 분포와 뉴턴적 사고에 기초하고 있다. 즉, 현실은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관계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관은 의학, 통계, 경영 등 실로 다양한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실제로도 가우스 분포를 따르는 현상들이 존재한다. 시험 점수가 좋은 예다. 측정 변수(시험 점수)는 누적된 과정의 결과(각 문항에 대한 점수의 총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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