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17명은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문(Manifesto for Agile Software Development)’을 발표했다. 계단식 결재와 방대한 서류 작업이 따르는 관료주의적인 ‘폭포수 모델(waterfall model)’식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비된 대응이었다. 엔지니어들은 역동적인 환경에서 개발 작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 애자일의 가치와 원칙은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점차 다양한 도구와 프로세스, 기능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필자의 조직에서도 스크럼(scrum), 스프린트(sprint) 등의 애자일 방법론을 통해 개발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졌다. 지난 20년간 애자일 운동은 놀라운 속도로 추진됐다.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의 경계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애자일 인사(HR),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애자일 고객 서비스, 애자일 서비스, 애자일 운용, 애자일 최상위 경영진 등의 단어만 봐도 알 수 있다.
굉장히 많은 조직이 속도와 품질, 가치, 장기적 성장 측면에서 애자일 운동의 효과를 경험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사실 애자일 혁신을 수행한 조직의 절반가량은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러분의 팀이 아직 애자일 운동의 결실을 거두지 못한 상황이라면? 무엇이 애초 계획했던 확장성을 동반한 빠르고 원활한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필자는 몇몇 애자일 팀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류 애자일 전문가들과 일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엇이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정리했다. 바로 “공정(process)과 도구보다 개인과 상호작용을”이라고 서술되는 애자일 선언문의 첫 번째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