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기업들은 일선 의료계 종사자, 버스 운전사, 슈퍼마켓 계산원 등 기존의 정규직 근로자를 영웅처럼 묘사했다. 집 밖을 나서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었던 그 무서운 시기에 승객을 태우고, 식사를 배달하고, 식료품을 쇼핑하는 긱 워커들이 갑자기 영웅으로 떠올랐다. 때론 그들이 의료 전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2020년, 온라인 식료품 구매 및 배송 서비스 플랫폼 인스타카트Instacart는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가계 영웅'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해 30만 명의 대리 쇼핑객을 추가로 채용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광고에선 "모든 영웅이 망토를 입지는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슈퍼마켓에서 치즈를 찾아 사다 준 직원들을 영웅시했다. 언뜻 인스타카트가 이처럼 필수 서비스직 근로자의 업무를 도덕화하는 “영웅” 내러티브를 강화하고 전파하는 것이 합리적인 아이디어인 것처럼 보였다. 긱 워커는 종종 고객에게 무시당하기도 한다. 그들의 업무를 도덕화해서 그들이 인정을 받는다고 느끼고, 그들의 헌신과 동기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동시에 대부분의 긱 워커는 독립 계약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적은 보호조치, 제한적인 복지 혜택 등 다소 물질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