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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라부부는 어떻게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았을까

디지털
2025. 7. 29.
Jul25_10_Unsplash-1200x675

인터넷 시대에 콘텐츠는 그 양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점점 파편화된다. 고객들의 관심사 또한 매일 소비하는 짧은 동영상과 기타 미디어로 인해 세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정교하게 설계되는 전통적인 소비재 혁신과 마케팅 논리는 점차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오늘날 ‘주의 경제attention economy’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리더는 개인의 ‘감정’과 ‘정체성’ 니즈에 맞춘 민첩한 전략이 필요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기업 사례와 행동 패턴에 대한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캐릭터 기반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중국의 완구 제조업체 팝마트Pop Mart와 같은 신생 기업에서 귀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팝마트의 주가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상승했다.

팝마트의 스토리와 고객층을 이해하면 소비재 기업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재무적 성공을 거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아티클의 교훈은 디지털 네이티브 의사결정자 집단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B2B 비즈니스 리더에게도 적용된다. 이 세대는 단순한 개인 소비자가 아니다. 이들은 조직의 구매 결정에도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팝마트는 아티스트가 디자인한 수집용 피규어와 구매자가 패키지를 열기 전까지는 어떤 피규어를 테마 세트에서 구매했는지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blind box’ 마케팅 전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팝마트는 2017년 중국에서 코믹 토이 전시회comic toy exhibitions를 개최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후 명품 브랜드와 협업해 히트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전 세계에 수백 개의 매장을 열었다.

2024년, 독특한 예술적 디자인을 갖춘 팝마트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라부부 인형은 많은 다국적 기업이 적극적으로 경쟁 중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수백만 명의 팬을 확보하며 그 매력을 뽐냈다. 현재 팝마트의 총매출 18억 달러 중 중국 본토 외 사업 부문이 약 40%를 차지한다.

팝마트의 성공 비결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고객을 겨냥한 ‘민첩한 전략’에 있다.


실시간 데이터 기반 고객 인사이트 활용

관심이 파편화된 시대에 기업은 실시간 소비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올바른 혁신이 무엇인지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를 홍보할 수 있는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러한 인사이트가 공급망 의사 결정과 마케팅 자원의 신속한 조정과 결합되면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드를 실제 수익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종류의 자원 매칭은 틱톡의 알고리즘이 새로운 인터넷 센세이션을 식별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알고리즘은 특정 유형의 숏폼 영상이 공유, 좋아요, 시청 완료율 등을 통해 높은 참여도를 얻는 등 관심을 끌고 있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해당 콘텐츠에 더 많은 트래픽을 전송해 플랫폼 전반에서 가시성을 증폭시킨다.

마찬가지로 팝마트 역시 새로운 제품 시리즈를 개발할 때 시장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반복 조정한다. 사용자와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캐릭터를 파악한 후에는 제품 개발 자원을 신속하게 조정해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주제를 포착한다.

팝마트나 틱톡과 같은 기업은 이러한 '학습을 통한 접근 방식'을 통해 고객의 관심이 매우 파편화된 시대에 적합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라부부의 성공은 창의성뿐만 아니라 소비자 피드백 데이터를 현명하게 사용해 새로운 혁신 라이프사이클을 주도하는 알고리즘적 운영 사례로 꼽을 수도 있다.

라부부는 원래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의 '더 몬스터즈The Monsters' 시리즈에 등장하는 틈새 캐릭터에 불과했다. 하지만 라부부는 팝마트의 민첩한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팝마트는 모니터링을 통해 블랙핑크의 리사와 리한나 같은 글로벌 셀러브리티가 소셜 미디어에서 라부부를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을 포착했다. 이후 신속하게 자원을 재배치해 그 모멘텀을 강화시켰다. 팝마트는 플러시plush 형태의 부드러운 촉감이 있는 인형에 대한 사용자 참여도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표정이 풍부한 고무 얼굴과 플러시 바디를 결합해 ‘소프트 비닐 플러시soft vinyl plush’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라부부와의 상호작용을 더 많이 SNS에 게시하면서 공유성이 더욱 확대됐다.

팝마트는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할 때 쇼피Shopee와 틱톡의 소비자 피드백 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시장에 맞춘 제품 현지화를 추진했다. 또한 데이터 분석 결과는 서양 고객을 위한 마케팅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현지의 동화 주제와 패션 문화에 맞춰 제품을 출시했다.

팝마트는 제품 혁신부터 마케팅까지 ‘데이터 기반’ 운영을 통해 장난스럽게 웃고 송곳니를 드러낸 라부부부터 입술을 삐죽 내밀고 커다란 에메랄드빛 눈을 가진 몰리Molly에 이르기까지 제품 콘셉트가 어떻게 글로벌 젊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문화 현상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소비재 및 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팝마트와 틱톡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 데이터에 기반한 보다 적응력을 갖춘 제품과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테스트, 확장, 반복을 통해 알고리즘이 바이럴 콘텐츠를 증폭시키는 것처럼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 신호에 맞춰 콘셉트를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 소비자 피드백을 추적할 수 있는 인프라와 제품 개발, 마케팅 및 공급망 결정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의 민첩성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종종 공급망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기업이 신속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팝마트는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린 인프라lean infrastructure를 개발함으로써 1년 만에 생산량을 30배 늘릴 수 있었다.

제품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충분히 세분화되고 대응력이 뛰어난 자원 배분 시스템을 적용하고 개발하는 기업은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고객과 함께 비용 효율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젊은 소비자의 개성과 커뮤니티 욕구 활용

브랜드가 디지털 네이티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그들의 깊은 심리적 욕구에 부합하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고, 브랜드 및 제품과 관련된 문화적 현상을 창출할 기회를 포착한다는 의미기도 한다.

블라인드 박스 마케팅 전략을 예로 들어보겠다. 팝마트는 블라인드 박스에 담긴 미스터리 피규어에 대한 놀라움과 중독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전략을 사용한 원조는 아니다. 블라인드 박스의 개념은 일본에서 시작됐다. 소비자는 플라스틱 캡슐 안에 밀봉된 손바닥 크기의 장난감이 무작위로 들어 있는 자판기에서 정확한 내용물을 미리 알지 못한 채 구매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한정판이나 숨겨진 에디션을 포함한 다양한 에디션을 수집하도록 장려한다.

특별한 점은 팝마트가 사용자의 수집 행위를 하나의 현상으로 만들어 기존 사용자의 재구매를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충성도 높은 팬들이 SNS에 감동적인 개봉 후기를 올리면서 수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는 점이다.

한정판과 숨겨진 에디션 활용의 이면에는 젊은 고객의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사용자의 자아 정체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탐나는 한정판 아이템을 확보했을 때 사람들은 멋지고 독특하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희귀한 라부부 인형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대담하게 표현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가 젊은 고객층과 어떻게 정체성 차원에서 더 깊이 연결되는지 평가하고, 이러한 접점을 강화하며, 보다 의미 있는 소비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심층적 연결의 실질적인 이점은 많은 소비재 산업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케이팝 그룹 팬들이 구매하는 IP 관련 굿즈, 스타벅스의 시즌별 테마 제품(예: 상징적인 연말 홀리데이 컵)은 실용성을 넘어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브랜드 친밀도를 높인다.

또한 비즈니스 리더는 ‘오프라인 경험’에 집중해 젊은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문화 현상을 구축하는 팝마트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일본 경쟁업체들이 인터넷 판매와 유통업체 모델을 통해 블라인드 박스 피규어를 판매하는 방식과 달리, 팝마트는 생생한 컬러와 디지털 미디어를 갖춘 자체 플래그십 스토어를 구축해 독특한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고 고객과의 만남을 장려한다. 이는 팬데믹 이후 인간관계를 갈망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특히 주효하다. 일부 팬들은 대륙을 건너면서까지 이 상징적인 매장을 방문해 동료 애호가들과 교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공간은 고객이 매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해 브랜드 충성도와 공동체 의식을 더욱 깊게 형성한다. 이러한 충성도는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팝마트는 인스타그램에서 레딧Reddit에 이르기까지 젊은 고객들 대상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팝마트의 아트 토이로 촉발된 문화 현상을 더욱 증폭시켰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사이에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구축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프라인 매장, 모바일 앱, 온라인 캠페인을 원활하게 통합한 나이키의 사례는 통합 생태계가 소비자와 브랜드에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Z세대 고객의 강력한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기업은 블라인드 박스 전략을 넘어 팝마트의 성공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팝마트가 지닌 매력의 핵심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촉발하고, 젊은 소비자가 자신의 개성과 사회적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에서 비롯된다. 또한 몰입형 오프라인 경험을 만들어 고객에게 연결, 탐색, 공유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디지털 커뮤니티를 통해 이러한 소속감과 자기 표현을 증폭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젊은 고객의 심리적 욕구를 능숙하게 활용하고 경험 기반 접점과 커뮤니티 연결을 결합함으로써 기업은 젊은 고객과 브랜드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제품을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소속감과 충성도 높이기

레고와 마찬가지로 팝마트는 점차 고유한 브랜드 언어를 개발해 사용자들의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는 디지털 세대에게 어필하려는 소비재 브랜드에 특히 중요한 전략이다. 왜냐하면 젊은 고객들은 온라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도 종종 고립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팝마트의 경우 이 회사는 의도적으로 브랜드 팬덤 공간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생겨난 일련의 유행어들을 육성했다. 단합(端盒, 목표 인형을 얻기 위해 블라인드 박스 세트를 통째로 구매), 탁합(拆盒, 박스를 여러 사람과 나눔)와 같은 문구는 커뮤니티 문화의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 블라인드 박스 외에도 와유(娃友, 인형의 친구들)와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통해 다른 특정 용어가 증가하면서 사용자와 팝마트 간의 관계를 강화했다.

애플에서 헬로키티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동안 성공한 브랜드는 사용자와의 상호 작용에서 ‘브랜드 언어’를 의도적으로 선택해 인지된 브랜드 정체성과 커뮤니티 참여를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 팝마트의 독자적 언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는 문화 현상으로 깊게 뿌리내리고,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교훈은 앞의 두 사례만큼 광범위하게 적용되지는 않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고객과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업은 젊은 고객층 사이에서 브랜드와 관련된 온라인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독특한 표현과 유행하는 단어의 등장에 참여해야 한다. 브랜드 커뮤니티 내에서 공유되는 어휘와 언어 스타일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은 젊은 세대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한 가지 추가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발전의 대부분은 중국의 레드노트RedNote와 동남아시아의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젊은 고객과 연결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플랫폼을 이해하고 트래픽과 인사이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세대 간 격차는 새로운 트렌드를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은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경영진을 보완할 수 있는 젊은 직원과 창의적인 인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텐센트Tecent의 마화텅Pony Ma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업에서는 잘못한 것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단지 실수라면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죠."


원문 | https://hbr.org/2025/07/how-pop-mart-won-young-customers-in-a-fragmented-attention-economy

양 리는 중국 베이징 소재 장경경영대학원Cheung Kong Graduate School of Business의 마케팅 부교수다.

에디팅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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