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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팬데믹에 빅맥과 샐러드 매출이 오르는 이유

그레고리 카펜터(Gregory Carpenter),첼시 갈로니(Chelsea Galoni),하야그리바 라오(Hayagreeva Rao)
디지털
2020. 12. 31.
Nov20_25_RocioEgio

지난 5월 유니레버의 CEO는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더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대로 맥도날드의 CEO는 소비자들이 빅맥 등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더 많이 사 먹을 거라고 확신했죠.

둘 중 한 명은 예측이 빗나간다는 얘긴데요.

아니, 혹시 둘 다 옳을 수도 있을까요?

요즘 유기농 및 건강식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자극적인 과자류도 덩달아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오레오와 도리토스 등 우리가 잘 아는 브랜드들은 건강식품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층을 되찾으려고 애를 썼는데요. 마침내 몇 달 전부터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요.

이 현상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진화심리학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전염병에 대해 강력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런 감정이 신기한 방식으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죠. 최근 우리는 대대적인 분석과 실험을 통해 빅맥과 케일 샐러드의 매출이 동시에 급증하는 현실이 모순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오히려 요즘 소비자들을 지배하는 두 가지 감정을 필연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현상임을 확인했죠. 바로 두려움과 혐오감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질병을 기피합니다

사람들은 전염병의 징후를 봤을 때 반사적으로 혐오를 느낀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본능적으로 멀리하고, 거리에서 심하게 기침하는 사람을 보면 피하듯이 말이죠.

그러나 이건 단순한 혐오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염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두려움과 함께 통제력을 상실한 느낌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친숙한 것을 선호하고 낯선 것을 피하려는 심리가 발동하죠.

우리는 질병, 감정, 구매 행동 간의 연관성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구글 플루 트렌드(Flu Trends), 닐슨(Nielson)의 데이터를 가지고 두 차례의 대규모 실증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질병의 존재가 감정 상태와 가계 소비 양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4건의 실험도 병행했습니다. 피험자들에게 전염성 질환(예: 독감) 또는 비전염성 질환(예: 심부전)에 대한 글을 읽게 한 다음 키친타월, 가공식품, 수프, 배터리, 네 가지 카테고리에서 친숙한 브랜드와 생소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테스트했죠.

두려움과 혐오감이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 결과 전염병에 대한 잔상이 두려움과 혐오감을 모두 증가시켰고, 피험자들은 이런 감정에 반응해 자신이 잘 알고 신뢰하는 친숙한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통제력을 되찾으려 했습니다. 인간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무의식적으로 통제력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게 되는데요. 이런 본성이 음식을 선택하는 데도 반영되는 겁니다.

또한 우리의 데이터 실증 분석에 따르면 전염병이 만연한 시기에 소비자들은 사재기를 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량을 늘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친숙한 브랜드를 구매하는 비율이 유독 높았죠. 이런 연구 결과가 최근의 소비 동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기농 식품 시장의 호황과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에 늘어선 긴 자동차 행렬이 상충되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두 가지 추세는 사실 똑같은 소비 심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전염병 시국에 소비자는 건강식품이 됐든, 정크푸드가 됐든 자기에게 가장 익숙한 제품을 선택한다는 거죠.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를 굳이 거부할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에도 소비자들은 대부분 제품 범주에서 익숙한 브랜드를 더욱 선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팬데믹 기간에 전체적으로 수프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특히 캠벨 등 익숙한 브랜드에 매출 증가가 집중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같은 오레오를 사더라도 새로 나온 맛을 시도하기보다 원래 잘 알던 맛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불안함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생소한 맛의 오레오조차 일종의 리스크로 보여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겁니다.

마케팅 담당자 여러분, 기억하세요

이 같은 트렌드가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뭘까요?

혁신은 통상적으로 바람직한 것이지만 지금은 신제품을 개발하느라 머리를 굴리기에 썩 좋은 시기가 아닙니다. 새로 나온 감자칩이나 아이스크림을 광고할 생각에 설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누그러지는 날이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시는 게 좋을 거예요.

대신 제품 전략의 측면에서 초점을 맞출 대상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식업계와 제조업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영업에 제약이 따르겠지만 이런 제약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새로운 제품 라인이나 매출 전략에 투자하기보다 익숙한 제품의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의 효자 상품에 집중한 기업들이 최근 쏠쏠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인기 메뉴 위주로 메뉴를 축소한 맥도날드는 2013년부터 시작된 매출 감소를 만회했고, 주가 상승률은 3월 이후 S&P500 지수를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평소라면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치나 가격,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 같은 실용적인 면을 고려해 구매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이런 실용적인 면보다 불안이라는 감정적 반응에 압도되기 쉽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전염병 시국에는 익숙함과 예측 가능성을 향한 자연스러운 욕구가 두려움과 혐오감으로 인해 더욱 증폭됩니다. 즉, 유기농 식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동시에 빅맥이 다시 인기를 얻고 오레오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얘기죠. 이처럼 감정이 소비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팬데믹 기간은 물론 그 이후에도 효과적인 마케팅 및 판매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하답니다.

원문: In a Pandemic, We Buy What We Know




첼시 갈로니는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아이오와대 티피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조교수다.
그레고리 카펜터는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다.
하야그리바 라오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학 및 인적 자원관리학 교수이며, <성공을 퍼트려라>의 공저자다.

번역 임경은 에디팅 정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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