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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인터뷰> 필 나이트 나이키 CEO가 말하는 ‘고성과 마케팅’

제랄딘 윌리건(Geraldine E. Willigan)
디지털
2021. 2. 22.

(편집자 주: 이 인터뷰는 1992년 7-8월호 HBR에 실린 기사입니다. 원래 러닝화로 유명했던 나이키는 1984년 NBA 유망주 마이클 조던과 첫 계약을 맺었고, 1988년 유명한 슬로건 'Just Do It'을 탄생시키며 마케팅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탁월한 마케팅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하던 시기입니다. 이후 30년간 매출은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지만 마케팅에 서툰 현대의 경영자들에게 권하는 아티클입니다)


나이키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의 챔피언입니다. “Bo Knows” “Just Do it” “There Is No Finish Line” 같은 나이키 광고는 광고 문구를 넘어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표현이 됐죠. 나이키의 운동용 신발과 의류는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미국스러움’을 상징하게 됐습니다. 나이키는 IBM이나 코카콜라처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죠.

그러나 이렇게 완벽한 마케터인 나이키도 실은 아주 늦게서야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이후에나 말이죠. 10년 이상 화려한 성장을 기록한 후, 나이키는 에어로빅 시장에 대해 잘못 판단했고, 자체 관리 능력을 넘어섰고, 캐주얼화 시장에 진입하는 등의 결정을 내려 큰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회사는 강도 높은 자기 진단을 할 수밖에 없었죠. 설립자이자 회장이며 CEO인 필 나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회사가 얻은 궁극적인 깨달음은, 나이키의 강점이던 제품 디자인과 생산을 넘어서 고객과 브랜드로까지 시야를 확장해야만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요.

나이키의 뿌리는 블루리본스포츠라는 회사인데요. 오리건대학 육상 선수였던 나이트와 그의 트랙 코치인 빌 바우어만이 1962년 설립했습니다. 블루리본스포츠는 일본 회사(오니츠카 타이거)가 만드는 운동화를 유통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체적으로 신발을 디자인하고 그것을 외주 제작하는 데까지 사업을 넓혔습니다. 블루리본스포츠는 성능을 중심으로 제품을 혁신했고 저비용 생산 기술도 갖췄습니다. 그 결과 선수들이 신고 싶어 하고, 실제로 구매할 수도 있는 신발을 만들었죠. 나이트와 바우어만이 트랙에서 맺은 인연이 선수들의 발끝에 신겨진 신발로 이어진 겁니다. 그 후 조깅이 새로운 국가적 취미로 떠올랐죠.

블루리본스포츠가 사명을 나이키로 바꾼 1978년, 존 앤더슨이 나이키 신발을 신고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하게 됩니다. 지미 코너스는 나이키 신발을 신고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우승했고, 헨리 로노는 나이키를 신고 네 개의 육상 기록을 세웠죠. 보스턴 셀틱스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농구팀 선수들도 나이키를 신고 있었습니다. 매출과 이윤이 매년 두 배씩 늘어났죠.

그러다 1980년대 중반 나이키는 한 가지 실수로 인해 미묘하지만 중요한 변화를 맞이합니다. 제품에 주안점을 두는 대신 소비자를 집중 조명하고 브랜드를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즉, 마케팅 지향적이 되는 법을 배웠죠. 그 이후, 나이키는 다시 운동화 산업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의 29%를 점유했고 1991 회계연도 매출은 30억 달러를 넘어섰죠.

어떻게 나이키가 마케팅의 중요성을 알게 됐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긴 차이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필 나이트가 직접 설명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오리건주 비버톤 나이키 사무실에서 HBR 부편집장 제랄딘 윌리건이 진행했습니다.

HBR: 나이키는 기술 혁신으로 운동화 시장을 탈바꿈시켰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은 나이키를 현란한 광고와 유명한 운동선수들로 알고 있죠. 나이키는 기술 기업인가요, 아니면 마케팅 기업인가요?

필 나이트: 십 년 전이었다면 제 대답이 사뭇 달랐을 것 같군요. 수 년 간 우리는 나이키가 생산 지향적인 회사라고 생각했죠. 말하자면 우리는 모든 주안점을 제품 디자인과 생산에 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중요한 건 제품을 마케팅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죠. 나이키는 마케팅 지향 회사고, 제품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도구라고요. 무슨 말이냐면, 마케팅이 조직 전체를 하나로 엮는다는 겁니다. 제품 그 자체의 디자인 요소와 기능적 특징은 마케팅 과정 전반의 일부일 뿐이죠.

예전에 우리는 모든 게 연구실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소비자를 중심으로 돈다는 걸 압니다. 기술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혁신을 이끌어야 합니다. 우리가 혁신을 해야 하는 이유가 시장에서 오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린 박물관에나 전시될 물건을 만드는 걸로 끝날 겁니다.

제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우리의 성공 때문이죠. 초창기에는 아교 냄비와 가위만 있으면 누구나 신발 사업에 들어올 수 있었고, 따라서 앞서갈 방법은 제품 혁신이었죠. 우린 그걸 아주 잘했습니다. 오리건대학 시절 내 육상 코치이자 나이키 전신의 공동 설립자인 빌 바우어만은 언제나 기성 신발을 선수에 맞게 고쳤었죠. 수년간 그를 포함한 직원들이 멋진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았고 우린 그걸 구체화했습니다. 바우어만이 했던 전설적인 혁신 중 하나는 와플 밑창인데, 고무를 와플 기계에 부어서 만들었죠. 그 후 와플 트레이너(Waffle Trainer)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운동화가 됐습니다.

우리는 또 생산 비용을 낮게 유지하는 데 능했습니다. 퓨마나 아디다스 같은 기존의 덩치 큰 회사들은 여전히 고임금인 유럽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죠. 하지만 우리는 아시아 임금이 더 낮다는 걸 알았고 그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나갔죠. 그래서 가장 전도유망한 임원들을 모두 그쪽으로 이동시켜서 생산을 감독하도록 했습니다.

마케팅을 하지는 않았나요?

공식적으론 안 했죠. 우리는 그냥 선수들에게 우리 신발을 신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훌륭한 선수와 계약을 할 수 있었죠. 전설적인 장거리 달리기 선수 스티브 프리폰텐이나 마라톤 챔피언 알베르토 살라자르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그건 우리가 육상 경기 행사에 많은 시간을 쓰고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다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더 주요했던 건, 우리가 신발로 흥미로운 일들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당연히 우리는 세계가 연구실에서 멈추고 또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건 제품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죠.

언제 생각이 바뀐 건가요?

나이키를 10억 달러 매출 기업으로 만들어준 공식이 있었습니다. 혁신과 생산을 잘하고, 훌륭한 선수들과 계약을 가능케 했던 바로 그 공식 말입니다. 그런데 그 공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고, 우린 여러 문제에 부딪쳤어요. 한 가지 예를 들면, 리복이 갑자기 나타나 에어로빅 시장을 점유했는데, 우린 그걸 완전히 잘못 이해했어요. 우린 리복보다 기능적으로 더 뛰어난 에어로빅 신발을 만들었지만 스타일이 부족했습니다. 리복 신발은 날렵하고 멋진 반면 우리 신발은 우람하고 뭉툭했죠. 우리는 또 리복이 썼던 의류 가죽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요. 우리가 튼튼하면서도 부드러운 가죽을 개발했을 때쯤, 리복은 브랜드 하나를 출시하고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렸습니다. 우릴 앞서나갈 동력을 얻은 거죠.

그때 우린 경영상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큰 회사가 되는 법에 적응하지 못했거든요. 무엇보다 캐주얼화 시장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게 엄청난 손해를 가져왔어요.

캐주얼화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에어로빅 시장에서 있었던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일이 있었죠. 게다가 시기도 거의 같았고요. 우리가 캐주얼화 시장에 들어간 건 1980년대 초였는데 그 당시에 우리 매출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던 운동화 사업이 둔화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이키 신발을 사고, 그걸 신고 식료품을 사러 가거나, 산책을 가고, 회사를 간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린 신발을 잘 만드니까 캐주얼화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산이었죠. 우린 세상이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 기능성 신발을 내놓았지만 우습게 생겼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재정에 문제가 생기고 있었어요. 나이키는 1970년대 내내 수익을 냈습니다. 그러다 1985 회계연도에 갑자기 두 분기 내내 적자를 냈죠. 1987 회계연도에 매출은 2억 달러 감소했고 수익 곡선은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직원 280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회사가 역대 두 번째로 행한 정리 해고였고,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죠. 단순 조정이나 군더더기를 잘라내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그해 우리는 아주 훌륭한 사람들을 잃었습니다.

마케팅이 그런 문제를 해결할 거란 사실을 어떻게 알았나요?

논리적으로 생각해 봤죠. 위에서 말한 문제들 때문에 우린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뭐가 잘못되고 있는지, 우리가 잘하는 건 뭔지,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를 열심히 들여다봐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제품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건 브랜드를 출시하는 멋진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는 걸 알게 됐죠. 빈 곳을 채워야 했습니다. 소비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 브랜드가 뭘 대변하는지 아는 것에서 시작해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잘하는 법을 배워야 했죠.

나이키가 처음부터 바로 소비자를 이해한 건 아니었다고요?

우리가 그냥 운동화 회사였고 거의 모든 직원이 선수들이었던 초창기 시절에는 소비자를 아주 잘 이해했죠. 신발 학교라는 건 없잖아요. 그러면 운동화를 개발하고 마케팅하는 회사는 어디서 사람들을 뽑나요? 바로 육상 트랙이죠. 그건 논리에도 맞고, 효과도 있었어요. 우리와 소비자는 바로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농구, 테니스, 축구용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우린 육상 경기용 운동화를 만들 때 했던 것과 정확히 똑같이 했습니다. 최고의 선수를 파악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걸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했죠. 기술과 디자인 관점 모두에서요. 우리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은 선수들과 기능적으로나 미학적으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했어요.

어느 선까지는 효과가 있었죠. 하지만 우린 뭔가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멋진 제품과 멋진 광고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그냥 그대로였죠.

어떤 점에서 이해가 부족했던 건가요?

어마어마한 집단을 놓치고 있었죠. 우린 ‘핵심 소비자’는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최고 수준의 기량을 펼치는 선수들 말이죠. 우린 그들이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걸로 생각했어요. 피라미드 중간에는 주말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운동화를 신은 나머지 모든 사람은 아래에 있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우리 제품의 약 60%를 사는 사람들은 실제 스포츠에 쓰기 위해 사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꼭대기만을 목표로 모든 일을 했던 거죠. 우린 이렇게 생각했어요. 만일 맨 위에 있는 사람을 잡는다면, 나머지도 잡게 될 거라고요. 우리 신발이 성능이 좋다는 걸 그 사람들이 알게 될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그건 지나친 단순화였습니다. 피라미드 꼭대기를 아는 건 분명 중요하죠. 하지만 그 아래 있는 모든 사람과도 소통해야 했습니다. 신발 색깔 같은 단순한 예를 들어보죠. 우린 색깔이 뭐든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조던 같은 최고의 선수가 노랑과 오렌지색을 좋아하면, 우린 그렇게 만들었죠. 다른 사람은 아무도 노랑과 오렌지색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요. 우리가 만든 아주 멋진 레이싱 신발인 삭 레이서(Sock Racer)는 정확히 그 이유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그 신발을 밝은 노란색으로 만들었더니, 모두가 등을 돌렸죠.

지금은 뭐가 다른가요?

핵심 소비자든, 보통 사람이든 원칙은 같습니다. 즉, 소비자가 원하는 걸 내놓아야 하고, 그걸 알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거죠. 피라미드의 나머지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풀뿌리 수준에서 많은 작업을 합니다. 아마추어 운동 경기에 가고, 체육관과 테니스 코트에서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죠.

우리는 우리 제품이 마이클 조던을 위한 것이든, 미국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이든 반드시 기능적으로 같도록 합니다. 마이클 조던이 이걸 신을 거니까 대중도 그걸 신을 거라고 말하지 않는 거죠. 예를 들어, 1993년에 어떤 색이 유행할 거라고 하면 그 색을 써서 신발을 만듭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꽤나 정형적인 시장 조사를 합니다. 그것도 상당히 많이 하죠. 상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계산대 너머에선 무슨 일이 있는지 본다거나, 거래상들의 리포트를 받고, 포커스그룹 연구를 합니다. 우리 광고에 대한 반응도 추적하고요. 우린 그 모든 정보를 요소화 해서 머릿속 컴퓨터에 넣고 결론을 도출하는 거죠.

캐주얼화 실패에서 배운 건 무엇인가요?

소비자를 이해한다는 건 훌륭한 마케팅의 일부일 뿐이라는 거죠. 브랜드도 이해해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캐주얼화에서 배운 진짜 교훈입니다. 그 경험 때문에 우리는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정말로 뭘 의미하는지 정의해야 했고, 집중화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집중하지 않으면 브랜드 전체가 위험해집니다.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우리 신발을 신고 나이키 로고를 누구나 알아본다고 해서 그 상표를 지구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지구 끝이 바로 절벽 끝일 수도 있고요!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건 나이키가 전 세계 최고의 스포츠/피트니스 회사가 되는 것, 그리고 나이키 브랜드가 스포츠와 피트니스 활동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일단 그렇게 정하면 어디에 집중할지 알게 되고, 다른 선택은 자동으로 배제하게 됩니다. 로퍼와 날개 모양 구두를 만들거나, 롤링 스톤즈의 전 세계 투어를 후원하는 일은 하지 않게 되는 거죠. 그 브랜드로 캐주얼화를 만들지도 않고요.

집중화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나요?

어느 정도는요. 브랜드란 소비자 사이에서 명확한 정체성을 갖는 거죠. 기업은 그런 정체성을 마케팅을 통해 최소한의 바람직한 효과를 낼 때까지 수년에 걸쳐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만들어 냅니다. 문제는, 일단 바라는 효과에 도달했다면 더이상 밀어붙일 수 없다는 거죠. 그렇게 하면 의미가 불분명해지고 혼란스러워집니다. 머지않아 그 브랜드는 유행에서 사라지게 돼요.

나이키 브랜드를 보세요. 처음부터 모두가 나이키는 운동화 회사라고 이해했고, 이 브랜드는 육상 스포츠 분야에서 탁월함을 상징했죠. 그건 아주 명확한 메시지였고 나이키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캐주얼화에서는 다른 메시지로 읽혔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고 나이키는 마법을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판매업자들은 열의가 없었고 운동선수들은 대안을 찾았죠. 매출은 둔화됐고요. 캐주얼화에 들인 노력은 실패였을 뿐만 아니라 나이키의 트레이드마크를 희석하고 경영 손실을 입힌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이키가 그렇게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가요?

전체를 소화 가능하도록 작은 덩어리로 나누고, 그걸 대변할 별도의 브랜드나 하위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을 통해서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뭔가가 있다면 그걸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이렇게 물어야만 하죠. 이렇게 확장하는 게 많은 노력을 헛되게 하는가? 너무 많은 걸 감수하는 것인가? 선수들과의 대화나 자체 판단, 또는 소매점이나 포커스그룹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면 또다른 범주의 브랜드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겁니다.

어떻게 그런 발견을 하게 됐나요?

우연이었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말 현명한 전략이 있었다곤 할 수 없습니다.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땐 뒤로 되돌아가서 마침내 뭔가를 생각해 낼 때까지 전열을 재정비했습니다. 우리가 1980년대 중반에 생각해 낸 건 에어 조던(Air Jordan) 농구화였죠. 그 성공이 우리에게 보여준 건, 전체를 소화 가능한 조각으로 잘게 나누는 게 앞으로의 추세가 될 거라는 거였죠.

에어 조던 프로젝트는 상황을 뒤흔들어 보려는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매출이 정체되자 우리는 멋진 나이키 러닝화를 또 하나 만들어내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우리는 농구에 초점을 둔, 완전히 새로운 세그먼트를 나이키 안에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러닝화에 사용했던 에어 쿠션 기술을 빌려와서 에어 쿠션이 달린 농구화를 만들었죠.

캐주얼화와 달리 농구화는 성능이 매우 중요해서 나이키라는 브랜드 우산 아래에 잘 들어맞았죠. 또 신발 자체가 훌륭했습니다. 너무 화려해서 NBA가 그 신발을 금지시켰는데, 그건 멋진 일이었죠! 우리는 우리를 기득권의 반대쪽에 놓는 그런 종류의 홍보를 사실상 반깁니다. 우리가 이 문제에서 옳은 쪽에 있다는 걸 아는 한 말이죠. 마이클 조던은 벌금이 부과될 거라는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 신발을 신었고, 당연히 최고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누구나 그 신발을 원했고, 매출은 치솟았죠.

그 이후로 나이키라는 우산 아래 작은 하위 브랜드를 계속 만든 건가요?

우린 나이키라는 브랜드 아래 새로운 카테고리를 여럿 만들었죠. 크로스 트레이닝, 수상 스포츠에서부터 아웃도어, 워킹까지 모든 걸요. 하지만 흥미로운 건 우리가 그 카테고리 자체도 잘게 나눴다는 겁니다.

농구를 예로 들어보죠. 에어 조던은 2년간 잘 팔렸다가 판매가 급감했죠. 그래서 우린 자문했습니다. 우리가 에어 조던을 너무 남용한 건가? 에어 조던이 농구의 70%일까? 아니면 25%일까? 그에 관해 생각하다가 우린 깨달았죠. 다른 농구 스타일이 있다는 걸요. 훌륭한 농구 선수가 모두 마이클 조던 스타일인 건 아니죠. 만일 에어 조던이 모두의 관심을 사로잡게 만들려고 한다면, 그 브랜드는 의미를 잃어버릴 겁니다. 그래서 농구화 자체를 다른 브랜드 여러 개로 쪼개야 했죠.

그래서 두 가지 구분이 새로 생겼습니다. 하나는 데이비드 로빈슨과 찰스 버클리가 대변하는 포스(Force)이고, 다른 하나는 스코티 피펜이 대변하는 플라이트(Flight)죠. 포스는 데이비드 로빈슨과 찰스 버클리처럼 대단히 적극적이고 근육질인 스타일에 더 적합합니다. 반면 플라이트는 좀 더 유연하고 가벼워서 스코티 피펜같이 빠르고 높이 날아다니는 스타일에 더 적합하죠.

나이키 농구를 말할 때 사람들은 에어 조던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실상은 별도의 세 가지 구분이 있는 거죠. 에어 조던, 플라이트, 포스는 각각 자기 브랜드 또는 하위 브랜드를 가지고 있어요. 각각은 그걸 대변하는 훌륭한 운동선수가 있고, 서로 어울리는 신발과 옷이 있는 완전한 제품 라인입니다. 우리는 한 덩어리로 크게 묶기보다, 1위, 2위, 4위를 하는 농구화 브랜드를 만든 겁니다.

또 어떤 카테고리를 여러 개로 나누었죠?

테니스가 또 다른 좋은 예죠. 여기엔 아주 집중된 카테고리가 있는데 존 매켄로와 앤드리 애거시 같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습니다. 우린 챌린지 코트 컬렉션(Challenge Court Collection)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아주 젊고, 반국가적이고 반항적인 이미지의 브랜드로, 전 세계 최고의 매출을 내는 테니스 카테고리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머지 테니스 선수 75%를 무시하고 있었어요. 대부분의 테니스 선수는 존이나 앤드리보다는 약간 보수적이기 때문이죠. 그들은 저렇게 야단스러운 복장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시끄러운 스타일은 존에게도 더 이상 적합하지 않죠. 그래서 챌린지 코트가 대변하는 걸 희석시키는 대신, 테니스 체제 안에 수프림 코트(Supreme Court)라는 톤 다운된 두 번째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그 카테고리가 각각 표방하는 건 뚜렷하게 구분되죠.

나이키라는 브랜드 범주에 적합한 것들의 목록이 더 있나요?

사실 우리는 지금 나이키 브랜드의 한계를 피트니스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피트니스의 핵심 소비자는 스포츠 핵심 소비자와 약간 다릅니다. 피트니스 활동은 개인적인 걸 추구하는 경향이 있죠. 하이킹, 자전거, 웨이트, 윈드서핑 같은 것 말입니다. 또 피트니스 카테고리 안에도 중요한 차이점들이 있어요. 남성은 더 강해지고 싶거나 오래 살고 싶어서, 또는 심박수나 혈압을 낮게 유지하려고 피트니스 활동을 하죠. 그들의 목적은 다소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여성은 일종의 자아실현의 일환으로, 자기 존재의 일부로 피트니스를 합니다.

나는 나이키 브랜드가 앞으로 일 년 반 동안은 성능 지향적 메시지와 피트니스 메시지 모두를 포괄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 이후에는 신중해야 할 겁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그 메시지들은 아마 나누어질 거고, 나이키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위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캐주얼화 때와 같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걸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그 문제에 대처할 테니까요.

나이키의 브랜드 구축 콘셉트는 스포츠와 피트니스에만 한정되나요?

우리가 브랜드 정체성과 집중화에 대해 얻은 교훈은 여러 방향으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 나이키 브랜드의 일부가 아닌 걸 위해서는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캐주얼화를 만들 때 있었던 일을 감안하면, 아마도 우리가 정장 구두와는 아무 연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1988년에 우리는 정장 구두와 액세서리 제조사 콜한(Cole-Haan)을 인수했습니다. 콜한은 기업으로서의 나이키의 일부이지만 나이키 브랜드와는 완전히 별개죠.

사실 우리는 콜한을 절반의 브랜드로 생각합니다. 고상한 소비자들만 그게 뭔지 알기 때문이죠. 아직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만큼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거기가 바로 우리 마케팅 기술이 적용되는 지점이죠. 우린 그 브랜드의 잠재력을 알고 샀고, 마케팅 규모를 키웠죠. 우리가 직접 브랜드 하나를 만들고 6000만 달러까지 매출을 올리는 것도 가능했을 겁니다. 우리가 콜한을 매입했을 때 콜한의 매출이 그 정도였죠. 하지만 그렇게 하는 데는 최소한 수백만 달러, 그리고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하지만 우린 그보다 앞서 있죠. 4년 만에 우리는 콜한 매입에 들어간 돈을 회수했고, 현재는 1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두고 있습니다.

브랜드 구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TV 광고가 브랜드 구축의 큰 일부이지 않나요?

지금은 아주 중요한 일부죠. 사실 사람들이 나이키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TV 광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린 TV 없이도 10억 달러 기업이 됐습니다. 수년 동안 운동선수들에게 신발을 신기고 러너스 월드(Runner’s World) 같은 전문 잡지에 제한적으로만 지면 광고를 했습니다. 1987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TV 광고를 했죠.

첫 TV 광고는 비저블 에어(Visible Air)였습니다. 신발 밑창 중간 부분에 투명 소재를 쓴 운동화 라인인데, 소비자가 에어 쿠션 기술을 직접 볼 수 있게 한 거였죠. 80년대 중반에 사람들을 해고하고 간접비를 줄이는 등의 뼈아픈 경험을 한 후여서 우린 새로운 신발 라인의 메시지가 강렬하길 원했고 그게 실제로 TV 광고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비저블 에어 출시는 몇 가지로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우리는 나이키가 큰 기업이 될 수 있을지, 여전히 사람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을지 알지 못했죠. 비저블 에어는 엄청나게 복잡한 제품이었습니다. 부품이 세 나라에서 만들어졌고, 그게 하나로 합쳐질지 아무도 몰랐죠. 생산, 마케팅, 영업 모두 서로 싸우고 있었고, 처음으로 TV 광고를 하고 있었죠. 사방에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린 비틀즈 노래를 사용한 혁명적 광고를 붙여서 그 제품을 출시했죠. 우리가 전달하고자 했던 건, 이게 전통적인 신발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일 뿐 아니라 미국인들이 피트니스, 운동, 건강에 대해 느끼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이란 거였습니다. 그 광고는 어마어마한 히트를 쳤고, 나이키 에어는 그 즉시 산업의 표준이 됐죠.

나이키가 표방한 특징이나 이미지를 TV가 바꿨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광고에 대한 우리 기본 신념은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우리는 성공을 거두려면 소비자들을 깨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소비자가 걸어 들어와서 언제나 듣던 걸 듣거나 항상 가지고 있는 물건을 사지는 않을 겁니다. 운동화 사업에는 50개의 경쟁사가 있죠. 그전에 하던 대로 한다거나 누군가 하고 있는 걸 한다면, 한두 시즌 이상을 버티지 못할 겁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소비자와 감성적 유대감을 만들어 내려 노력했어요. 왜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거나 다른 일을 할까요? 감성적 유대감 때문이죠. 그게 바로 소비자와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그게 바로 우리 광고가 하려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접근 방식 때문에 리복을 포함한 다른 기업과 구별되죠. 그들 광고가 언제나 나쁜 건 아닙니다. 지난해 그들의 에어 아웃 조던(Air-Out Jordan) 광고는 효과가 좋았죠. 하지만 경쟁 제품을 염두에 둔 일회성 광고였습니다. 우리 광고는 스포츠와 피트니스가 주는 감성을 통해 소비자를 나이키 브랜드에 연결하려고 합니다. 경쟁, 확고한 의지, 성취, 재미, 심지어 그런 활동에 참여하는 데서 오는 영적 보상 같은 걸 보여주죠.

어떻게 소비자를 깨우죠?

새로운 걸 해서요. 혁신은 우리 유산의 일부이고, 또 좋은 마케팅이 되기도 합니다. 1960년대로 거슬러 가보죠. 그때 우리는 한 해에 10억 달러가 아니라 10만 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굉장한 비교 우위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훌륭한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조금은 먹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큰 인기를 끈 건 우리가 제품을 혁신했을 때였습니다. 그때 바로 “아하!”라고 외쳤죠.

제품에 있어 혁신을 중단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 전 영역에서 혁신을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지금은 광고를 혁신하고 있죠.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우리 메시지를 확실하게 듣게 만드는 그런 방법이 필요합니다. 혁신적인 광고 말이죠. 하지만 선수들의 진정한 본성을 포착했던 그런 식의 혁신이어야 합니다. 보 잭슨과 마이클 조던이 상징하는 건 서로 다르죠. 그 특성을 정확히 잡아내고 그걸 그 선수가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과 연결하는 건 아주 강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을 깨우려고 노력하는 것엔 위험이 따를 수 있죠. 우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광고를 미리 테스트하지 않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광고 콘셉트는 미리 테스트하지만 어떤 광고가 효과가 있는지를 아는 유일한 방법은 그걸 시행하고 반응을 측정하는 것뿐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광고 반응을 기다릴 때 초조해집니다. 전화가 오는지 보죠. 전화가 울리면 대개는 좋은 겁니다. 부정적인 전화도 있지만 불만은 아주 적은 편이죠. 게다가 우리는 언제나 비판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건 누군가는 언제나 기분이 나쁠 수 있죠. 우린 그런 것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의 기본 비즈니스 철학은 한결같습니다. 기회를 포착하고, 그 경험에서 배우라는 거죠.

나이키 광고는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그것에 위험이 따를 거라고 생각하긴 쉽지 않은데요. 어떤 위험이 있었나요?

1992년 슈퍼볼 기간에 방송된 에어 조던 광고인 해어 조던(Hare Jordan)이 재정적으로나 마케팅 관점에서 대표적인 위험 사례죠. 그 광고는 마이클 조던이 농구 코트에서 카툰 토끼 캐릭터인 벅스 버니(Bugs Bunny)와 한 팀이 된 걸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드로잉에 6개월, 제작비용으로 100만 달러를 투자해서 나이키를 가장 뚜렷하게 대변하는 마이클 조던이 카툰 캐릭터와 짝을 이룬 모습을 보여줬죠. 자칫하면 너무 우습거나 완전히 바보 같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천 건의 긍정적 반응을 받았고, USA Today는 그걸 최고의 슈퍼볼 광고라고 했습니다. 전미말더듬협회(National Stutterers Association)가 유일하게 비판을 했는데, 마지막 부분에 워너브러더스 만화 영화 캐릭터 포키 피그(Porky Pig)를 쓴 데 대한 거였죠.

유머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는 비즈니스입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그랬죠. 1987년에 우리는 광고를 몇 개 제작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여성이 모욕적이라고 했습니다. 여성들은 너무나 철저하게 현실적이었죠. 너무 많은 항의가 들어와서 3~4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여성은 어떤 동기로 스포츠와 피트니스에 참여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많은 포커스그룹 연구를 했고, 테니스 코트와 체육관, 에어로빅 스튜디오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수백 시간을 썼습니다.

이런 노력은 최근의 다이얼로그(Dialogue) 광고에서 성과를 냈죠. 그 광고는 아주 사적인, 지면 광고입니다. 그 광고의 문자와 이미지는 공감하고 영감을 주고자 합니다. 한 광고는 여성과 그 어머니의 관계를 탐색합니다. 또 다른 광고는 체육 수업을 받는 한 소녀의 감성에 대해 말하죠. 광고에 그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는 건 위험했지만 효과가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광고는 2월에 공개됐는데, 8주 만에 5만 건 이상의 전화를 받았죠. 그 광고를 칭찬하고 재인쇄를 요청하는 전화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항상 그렇게 되는 건 아니죠. 에어 180(Air 180)이라는 러닝화를 출시한 광고가 생각 나네요. 그 광고를 맡은 에이전시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7명의 감독과 일하면서 단어를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려고 했죠. 하지만 결국 우리는 단어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이미지만 사용했습니다. 광고 하나는 와플 트레이너(Waffle Trainer) 밑창에 우주선이 내려앉는 걸 보여줬습니다. 또 다른 광고는 쿠션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서 카툰 캐릭터들이 신발 위에서 깡충깡충 뛰는 걸 보여줬죠. 슈퍼볼 출시 한 달 전 그 광고를 봤는데, 산만하고 거의 바보 같았습니다. 세부 내용만 손보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를 포함해서 그걸 전혀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건 이도 저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나이키 일반 목적을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냈죠. 안전하지만 다소 지루한 광고였습니다. 만약 경쟁사가 멋진 광고를 했다면 타격이 꽤 컸을 겁니다. 그 에어 180 광고들을 나중에 사용하긴 했지만 우리가 추구했던 효과를 보지는 못했어요.

나이키의 TV 광고들은 어떻게 소비자와 감성적 유대를 형성하죠?

창의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정말 중요한 건 메시지가 의미하는 바입니다. 그게 바로 좋은 제품에서 출발해야 하는 이유죠. 질 낮은 제품과 감성적 유대를 만들어낼 순 없어요. 그건 정직하지 않은 거니까요. 그건 아무 의미도 없고, 사람들 역시 결국에는 그걸 알게 될 겁니다. 회사가 정말로 뭘 추구하는지, 나이키가 정말로 하려는 게 뭔지 전달해야 합니다.

그 부분을 우리 광고 에이전시인 위든앤드케네디가 아주 잘합니다. 나이키가 성공적인 이유가 우리 광고 에이전시가 너무 잘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 광고 회사가 20년 동안이나 활동을 했는데도 아무도 그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그들이 창의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들여서 노력을 하기 때문에 위든앤드케네디가 나이키와 그렇게 성공적일 수 있는 겁니다. 그들은 제품이 뭔지, 메시지와 주제는 뭔지, 선수들이 뭘 대변하는지, 어떤 정서가 포함돼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입합니다. 정말로 의미 있는 것, 우리 정체성에 부합하는 정직한 메시지를 추출해 내기 위해 노력하죠. 나이키는 그런 식의 작업 방식에 매우 열려 있고, 따라서 케미가 좋습니다.

나이키 직원들은 감성의 힘을 믿어요. 우리가 직접 그걸 느끼니까요. 얼마 전에 나이키에 관한 책이 한 권 출간됐습니다. 그걸 검토했던 사람이 말했죠.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플라스틱과 고무 조각에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해 열정을 쏟고 상상력을 펼치며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요. 하지만 오히려 나는 사람들이 그걸 놀랍다고 생각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나는 담배나 맥주에 대해 그 정도로 열정적이라 할 수 없어요. 그게 담배나 맥주를 즐기지 않는 이유죠.

광고에 유명한 선수를 쓰는 이점은 뭐죠?

많은 시간이 절약됩니다. 스포츠는 미국 문화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걸 둘러싼 다양한 감정들이 이미 존재하죠. 감정이라는 건 언제나 설명하기 힘들지만 선수들이 자신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걸 보면 뭔가 울컥하는 게 있잖아요. 60초 안에 많은 걸 설명하긴 힘들지만 마이클 조던을 보여주면 그럴 필요가 없죠. 사람들은 이미 그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해지죠.
경기에 이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선수를 영입하는 게 팁입니다. 우린 그저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아니라 대중들이 사랑하거나 미워할 누군가를 원합니다. 잭 니클라우스는 아놀드파머보다 골프를 더 잘했지만 제품을 홍보하는 사람으로는 파머가 더 적합했죠. 성격 때문에요.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감정적인 유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선수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그들을 반복해서 쓰고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그들을 안다고 느끼죠. 단지 찰스 버클리가 나이키 신발을 사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찰스 버클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거죠. 우리는 시간을 들여서 선수들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런 관계는 금전적인 거래를 넘어서는 거죠. 존 매켄로와 조앤 베노잇은 우리 신발을 매일 신지만, 그건 계약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을 좋아하고 그들은 우리를 좋아하는 거예요. 우리는 그 사람들의 발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얻어낸 겁니다.

물론 대중이 피트니스 분야에서 선수들과 동일시하도록 만드는 건 좀 더 어렵습니다. 축구화를 팔 때는 당신의 감정이 뭔지, 좋아하는 선수가 누군지 알죠. 하이킹이나 에어로빅 신발을 파는 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거기엔 슈퍼볼 우승자도 없고, 따라서 그 활동을 대변하는 확실한 운동선수들도 없죠. 그러니 전혀 다른 종류의 광고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감정을 전달하지만, 그건 훨씬 더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지죠.

나이키 선수가 불법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그런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나요?

누군가 약을 하거나 마이크 타이슨 같은 일을 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죠. 하지만 스카우트를 잘한다면 그런 많은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4년 전에 두 명의 대학 농구선수를 영입하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대학 코치 네트워크를 통해 확인했더니 그들 중 하나는 코카인 문제가 있었어요. 다른 하나는 NBA에서 금지하고 있는, 등지고 드리블할 때만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죠.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린 어느 누구와도 계약하지 않았고, 두 선수 모두 NBA의 실패작이 됐죠.

사회적 책임이 마케팅 지향 회사가 되는 것의 일부인가요?

나는 기업가들이 훌륭한 시민이 돼야 한다고 언제나 믿습니다. 그건 마케팅과는 아무 상관없죠. 하지만 최근까지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건 가시성이라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건 마케팅과 연결돼 있어요. 좋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알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건 언론과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걸 의미하죠. 미국 사람들은 제품에 관해서는 광고에서 의견을 얻지만 나이키 전체에 관해서는 언론에서 의견을 얻죠.

우리 산업, 그리고 특히 나이키는 다른 회사보다 훨씬 더 많은 언론을 접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다른 제품을 만드는 회사보다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죠. 한편으로 우리는 그렇게 주목받는 게 싫지 않습니다. 우리는 신문에 이름이 나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회사가 피상적이고 가벼운 대우를 받는 건 전혀 우리 본질이 아니죠. 나이키는 야구 경기를 보러 가는 곳은 아닙니다. 나이키는 사업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우리가 진지하게 일한다는 걸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더 잘 설명하는 법을 배우고 있죠.

우린 마약상들이 우리 물건을 입거나 쓰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 수 없고, 도심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어요. 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 클리닉을 많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 ‘Ghostwriting'이라는 시리즈의 비용을 대고 있는데, 그건 어린이 TV 워크숍이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시리즈예요. 우리는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고 있지만, 또한 그 활동이 겉으로 선명하게 드러나길 원합니다.

마케팅 지향으로의 전환이 업계의 전반적 추세인가요?

지금 산업 전체는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이키가 선도적으로 브랜드와 소비자의 중요성을 이해했다고 기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발견을 하지 못했다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했을 거예요. 그럼 우린 아마 문을 닫게 됐겠죠.

원문: High-Performance Marketing: An Interview with Nike’s Phil Knight




번역 정현창 에디팅 정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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