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라. 신제품을 출시할 준비가 됐다.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신제품을 설계하고, 테스트하고, 개발해서, 마침내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낸 것이다. 당신이라면 신제품을 선별된 고객에게만 천천히 선보인 후 반응을 확인해 출시하겠는가? 아니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번에 출시하겠는가? 이는 유통비용이 높고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 특히 중요한 질문이다.
만약 제품을 한 번에 출시했는데 결과가 기대 이하라면 상당한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 판매 채널과 협상하고, 공급량을 늘리고, 소비자 부문별로 포장을 맞춤화하고, 기타 수많은 설치 및 유통 서비스 관련 초기 비용을 지불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 모든 투자가 매몰비용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렇다고 제품을 천천히 선택적으로 출시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그러는 동안 업계 경쟁자들이 시장을 선점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하나의 시장에 천천히 발을 담그는 전략을 쓰느라 고객의 반응을 연구하는 데 몇 달을 쓴다면 그동안 경쟁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높여버릴지도 모른다. 소수의 고객이 신제품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경쟁 업체가 점유율을 높여버리면 시장 선점 우위를 빼앗기게 된다.
각 접근법에는 분명히 장단점이 있다. 어떤 접근법이 최적인지 불분명한 경우도 많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선보였을 때 도요타의 전략은 일본 시장에만 우선 출시해서 해외 출시 전 자동차를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것이었다. 반면 혼다는 자동차 인사이트를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시했다. 인사이트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했고, 결국 프리우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