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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경쟁사 고객 가로채는 ‘키워드 포칭’ 전략

디지털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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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브랜드나 상품을 온라인에서 검색하자, 검색 결과 상단에 경쟁 업체의 광고가 원하는 결과 대신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던 경험이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아마 경쟁적 포칭(침범, poaching)(competitive poaching) 전략이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포칭은 광고 전략의 하나로, 브랜드가 경쟁 업체의 광고 키워드를 활용해 해당 경쟁사의 고객을 가로채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야비해 보이지만 규칙을 어기는 전략은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흔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포칭 전략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자는 공저자 징 공(Jing Gong), 수닐 와탈(Sunil Wattal)과 함께 경쟁적 포칭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최초로 진행했다. 우리는 저명한 경영대학원, 자동차 판매 업체와 협업해 현장 실험을 실시했다. 해당 대학원과 업체에 대한 광고를 경쟁사를 검색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타기팅했다. 석 달 동안 총 1000건 이상의 온라인 광고가 이런 방식으로 타기팅됐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세트를 기반으로 포칭이 효과적인 광고와 브랜드의 유형, 포칭이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경우를 파악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리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유형의 광고를 다른 유형의 경쟁 업체, 즉 침입대상 업체(포치, poachee)와 더불어 테스트했다. 여기서 활용된 경쟁 업체 브랜드의 유형은 로우엔드(저가 상품, low-end), 매스마켓(mass-market), 고가의 고급 상품, 명품 등으로 나눴으며 활용 광고들은 다음 네 가지 방식 중 하나를 택했다.

1. 품질 강조 (예: “일류 대학원, 세계적 수준의 교수진”과 같은 태그라인)
2. 차별화된 특징 강조 (예: “탁월한 다목적성. 다이버들의 훌륭한 동반자”)
3. 무형의(intangible) 이점 강조 (예: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세요. 새롭게 태어나는 당신”)
4. 특별한 메시지를 동반하지 않은 대조 표준(control version) (예: “XYZ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세요. 더 많은 정보 요청. 바로 연락 주세요.”)

어떤 점이 드러났을까?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으로, 어떤 경우에는 우리의 광고가 검색 결과에서 단독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경우에는 경쟁 업체의 자사 브랜드명에 대한 광고 입찰 여부에 따라 경쟁 업체 광고와 나란히 노출됐다.

우리 광고가 단독으로 나타난 경우, 품질 강조에 해당하는 광고들이 고급 브랜드의 검색 결과 포칭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광고들은 대조군 광고 대비 두 배 이상의 클릭률(Click-through rate, CTR)을 달성했다. 또한 차별화된 특징 강조에 해당하는 광고들은 로우엔드 브랜드 포칭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브랜드, 즉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특히 신경 쓰는 점은 품질이기에 사람들은 이때 상품 특징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를 내세우는 광고에 가장 잘 반응한다. 반면 로우엔드 브랜드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찾고 있는 특정 기능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에 더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침입 업체인 포처(poacher)와 침입 대상 업체(poachee)에 대한 광고가 검색 결과에서 함께 나타나는 상황에서 더 흥미로운 점이 관찰됐다. 이 경우 광고 유형은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않았고 중요한 것은 침입 대상 업체의 상태였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대상으로 포칭을 실행한 경우, 사용자들은 우리 광고를 더 클릭했다. 로우엔드 또는 매스마켓 브랜드를 대상으로 광고 포칭을 한 경우 사용자들은 우리 광고를 덜 클릭했다. 이는 고급 명품 제품을 검색하는 고객들이 다양한 선택안을 여유롭게 둘러볼 만한 상황인 반면, 저급 상품을 검색하는 이들은 구체적인 니즈가 있으며 대안 브랜드에 더 적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포칭을 제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는 하이엔드 브랜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이엔드 상품을 검색하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관심이 있는 브랜드다. 반면, 브랜드가 중급 상품에 속하거나 매스마켓 고객을 대상으로 삼는다면 포칭은 클릭 유도에 있어 훨씬 비효과적인 수단일 것이다.

클릭률은 많은 지표 중 하나일 뿐이다. 광고 클릭이 구매로 전환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첨단 시대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복잡한 일이다. 포칭 업체들에는 특히 까다로운 일이다. 포칭 업체의 광고를 클릭하는 사용자들은 이미 경쟁 업체에 흥미를 보인 상태이기 때문에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작업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포칭 업체와 그 경쟁 업체가 오히려 가까운 관계(로우엔드, 하이엔드의 구분 속에서)에 있을 때 포칭 업체들이 더 많은 클릭을 얻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각 업체의 상대적 가치와 장점을 진지하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저 호기심이나 혼돈으로 포칭 업체의 광고를 클릭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연구 범위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면, 또 하나의 중요한 고려 요소로 경쟁 업체의 비용에 미치는 포칭의 파급력을 들 수 있다. 로우엔드 브랜드의 경우 경쟁 업체의 키워드에 대한 포칭은 훌륭한 방식으로 입찰 경쟁(bidding war)을 시작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제한적인 비용으로도 상대 업체가 하나의 클릭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 업체의 피해를 위해 별 효과가 없을 수 있는 키워드를 대상으로 일부러 입찰하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포칭 전략으로도 많은 클릭이 유도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추가적으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많은 브랜드가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등장한 교육과 영업 관련 브랜드의 상황보다 더 복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의 브랜드들은 모두 경쟁 업체와 상대적으로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상품들을 판매했다. 차에 최첨단 오디오 장치가 갖춰져 있는지, 이 대학의 순위는 높은지 등 말이다. 반면 서비스를 판매하는 브랜드들은 훨씬 주관적인 판단을 거치며 고객 유형도 다양하고 그들의 평가 기준도 상이하다. 호화로운 크루즈선에서 보내는 휴가도 바다를 싫어하는 소비자에게는 고문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치적 광고에선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이 영역이야말로 포칭은 상대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흔히 쓰이는 기술이다. 이런 유형의 광고에서는 포칭의 효과적인 구사 방식을 결정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많은 선거에서 당선자가 아슬아슬하게 승리하는 점을 고려할 때 극히 미미한 수준의 성공도 대단히 의미 있는 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디지털 광고는 과학보다 예술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쟁 업체의 키워드 포칭에 있어 광고 캠페인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파급 효과를 지니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효과가 있을지 미리 추측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글에 소개된 연구를 통해 광고주들은 자사 광고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고 언제 포칭이 효과적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 When Keyword Poaching Pays Off




싯다르타 바타차리야는 미국 조지메이슨대(George Mason University) 경영대학원의 정보 시스템 및 운영 관리 영역 담당 부교수다. 

번역 박준석 에디팅 조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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