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에서는 애자일하고 창의적인 모방자가 성공적인 선두주자를 넘어서는 현상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스냅챗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데요, 2011년 설립된 스냅챗은 이용자가 공유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24시간 후에 사라지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젊은 세대와 청소년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죠. 페이스북은 스냅챗을 인수하려고 고군분투했지만 실패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차선책은 바로 모방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은 스냅챗의 주요 기능인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 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2016년 선보였습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은 1년 만에 스냅챗의 일일 활성 이용자(DAU) 수를 넘어섰고 스냅챗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스냅챗이 초기 영향력을 어느 정도 되찾았지만 스냅챗의 사례는 디지털 영역에서 상당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안정적인 플랫폼이더라도 진입장벽이 낮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내부 지식 이전 및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노하우가 자리 잡도록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입니다. 다른 기업들보다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직원들 간의 지식 이전을 촉진하고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아이디어가 확보돼야 합니다. 저희가 최근 연구한 바에 따르면 지식을 모방하기가 쉬운 상황에서는 내부 지식 이전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경쟁자들도 지식을 쉽게 모방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희는 이런 상황을 ‘지식-파급 및 공유 효과(knowledge-spillover sharing effect)’라고 일컫습니다.
그렇다면 각종 카피캣 속에서 혁신 기업이 성공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해결책으로 우리 논문은 ‘복잡하고 연속적인 혁신(complex continuous innovation)’을 제시합니다. 사내 구성원들이 기존 지식의 요소를 반복적으로 재구성한 조합을 새로운 제품의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전략은 경쟁자들이 지식-파급 공유 효과를 누리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혁신 기업의 모방 딜레마를 해소시켜줍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혁신 기업이 수많은 상호의존적인 기능으로 구성된 복잡한 기회를 처리할 수 있는 경우에만 효과적입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