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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인도 기업이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

디지털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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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저는 인도 뉴델리의 어느 기차역 플랫폼에 있었습니다. 주위의 몇몇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뭄바이-델리 크리켓 경기를 매우 선명한 화질의 스트리밍 비디오로 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집에서 보던 스트리밍 비디오만큼이나 서비스 품질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풍경은 마치 19세기 같았습니다. 공기는 뜨거웠고 먼지투성이였죠. 벤치가 부족해서 많은 승객이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도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찌르며 퍼져나갔습니다.

낙후된 19세기와 기회의 21세기가 공존하는 이러한 긴장 관계는 전 세계 86%를 차지하는 개발도상국 소비자와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흥미로운 역학 관계를 형성합니다. 대부분의 인도인은 상하수도 시설이나 전기 없이 삽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나 학교도 이용할 수가 없죠. 그러나 디지털 기술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저는 이미 2017년 발리우드 영화 ‘화장실에 관한 사랑 이야기(Toilet, a Love Story)’ 예고편을 봤을 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영화는 결혼한 남편의 집에 실내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함께 살기를 거부하며 친정으로 돌아가 버린 한 인도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인도 전역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거의 절반이 여전히 야외에서 볼 일을 해결합니다. 그래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위생을 개선하고 여성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깨끗한 인도 미션(Swachh Bharat Mission)’의 일환으로 전국에 화장실 1억 개를 새로 짓겠다고 공약합니다. “볼일을 보려면 핸드폰을 사용하세요!”라는 옥외 광고판의 문구대로 인도 사람들은 핸드폰 앱으로 가까운 화장실을 찾을 수 있게 됐죠. 사람들의 고집스러운 습관과 행정적 문제 등이 일부 남아 있지만 모디 총리는 정부가 5년간 6억 명 이상의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의 성공적 소비재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수백만 명의 농어촌 지역 소비자를 연결하고, 경제적 기회를 증진해 시장을 확대하며 건강과 복지를 개선하고 있어요. 인도 최대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가 2016년 설립한 통신회사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죠. 이 회사는 소비자에게 핸드폰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첫 7개월간 4G 데이터 연결을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2년도 채 안 돼 상당수의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고 다른 많은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회사 가치는 650억 달러에 이르고 페이스북을 비롯해 여러 회사의 투자를 받고 있죠.

소비재 기업은 낙후된 환경과 새로운 기회의 공존이 가져다주는 기회와 어려움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도 새로운 고객과 시장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 인디아마트(IndiaMART)의 성공은 기업이 지역 업체와 소비자를 외부 세계와 연결해 시장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거시적과 미시적 수준에서 상호작용을 촉진합니다. 주류 소비자층은 물론 틈새시장 고객에 대한 접근 기회를 제공하죠. 어떤 경우에는 도시 지역의 고학력 소비자층도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모디 총리는 인디아마트에서 파는 모렐버섯(곰보버섯이라고도 불리는 고가의 버섯)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농어촌 지역의 소비자에게도 도움을 줍니다. 저는 인디아마트 본사를 방문했을 때, 유기농 재배에 사용되는 소의 분뇨를 판매하기 위해 방문한 수십 명의 농부를 본 적이 있습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서로 연결해주면 중소기업의 성장과 소비력을 촉진할 수 있죠. 이는 동시에 인디아마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디아마트는 기하급수적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섰습니다.

시장은 현대화될 것입니다

혁신적인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호작용을 한데 엮어 덜 부유하거나 도시가 아닌 지역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소매업은 상당 부분 대형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 단계를 거치지 않고 디지털 판매 단계로 바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및 이와 유사한 대면 판매 또한 계속될 전망이에요.

디지털 지갑과 결제 플랫폼의 급성장 덕분에 플립카트(Flipkart), 그로퍼스(Grofers), 그리고 이제 지오마트(JioMart)와 같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가 크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레스터리서치를 인용해 인도의 이커머스 매출은 2018년 269억 달러에서 2022년 68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부유한 도시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에요. 디지털 기술은 농어촌 지역의 부유하지 않은 소비자의 삶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2018년 뉴델리 교외의 한 도시인 구르가온(Gurgaon)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를 느꼈습니다. 우버 경영진은 농어촌 노동자들이 운전기사가 돼 돈을 벌고자 도심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코파이낸셜(Eko Financial)의 공동 창립자는 심층 토론에서 자사 플랫폼을 통해 바로 이 운전기사들이 오류 없이 거의 실시간으로 돈을 집으로 송금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구르가온의 작은 한 상점에서는 운전기사와 배달 기사 등이 상인의 도움을 받아 에코 플랫폼을 통해 정기적으로 집에 돈을 송금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출시된 에코플랫폼은 비공식적으로 고용된 도시 이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디지털 결제에 익숙해지면서 고객들은 에코를 통해 공과금을 납부하거나 휴대폰 요금을 충전했습니다. 코로나 이전 에코를 통해 이뤄지는 인도 국내 송금 규모는 매월 약 3억3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시장을 회사 기술에 맞추려 하지 말고, 회사 기술을 시장에 맞추세요

이런 맥락에서 성공의 열쇠는 시장이 회사 기술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기술을 현지 시장에 맞게 맞추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는 건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회사는 물류를 현대화해야 하는데 이는 현장의 현실에 맞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구르가온에 본사를 둔 트럭 운송회사인 리비고(Rivigo)를 보죠. 이 기업은 인도에서 트럭 운송과 배송이 이뤄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어요. 디지털 시스템과 트럭의 물리적 구조를 바꾸어 효율성을 높이고 운전기사의 삶의 질을 높였습니다. 과거에는 인도의 무질서한 시장과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트럭 운전기사가 집을 떠나 있는 시간이 무척 길었습니다. 운전기사가 타는 트럭 운전석과 화물을 싣는 트레일러가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트레일러만 분리해서 창고에 보관해 두거나 화물을 실을 수 없었고, 트레일러를 분리해 다음 구간을 담당하는 다른 운전기사에게 넘겨줄 수도 없었습니다. 리비고는 이를 바꿨어요. 운전기사가 한 허브에서 다른 허브로 트레일러를 넘겨줄 수 있는 일명 ‘릴레이형 서비스’를 도입했죠. 이를 통해 운전기사는 집에서 가까운 구간을 담당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어요. 회사는 수천 대의 트럭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됐습니다.

이미 운전기사들의 인기를 얻은 이 서비스는 효율성이 높아지고 시간이 단축되면서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각각의 트럭을 움직이는 사물인터넷(IoT)으로 만들면서 가능해진 겁니다. 회사는 실시간 반응형 물류 네트워크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센서를 트럭과 트레일러에 설치했습니다. 즉, ‘스마트’ 타이어는 타이어 압력, 수직하중, 온도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 운전기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줍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회사는 트럭이 언제 수리가 필요할지 파악하고, 생산 및 배송 기록을 관리하며, 비운행시간을 줄일 수 있죠. 반면 운전기사는 앱을 이용해 운전 경로를 추적하고, 관리 담당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정을 준수할 수 있습니다. 모두 합치면 회사는 200개에 가까운 데이터 포인트를 측정하는데 이는 운전기사의 성과 측정에 활용되죠. 리비고는 운행시간을 50~70% 단축했으며, 이커머스, 제약, 자동차, 냉장 배송, 일상소비재(FMCG) 부문에서 고객 비용을 크게 절감했습니다.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열악한 인프라와 디지털에 대한 제한적 접근 및 역량 때문에 신흥 시장은 선진 시장보다 데이터 풀이 작습니다. 또한 언어 장벽도 디지털 플랫폼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어요. 공식 언어가 22개이고, 비공식 언어는 99개, 방언과 혼성어가 수천 개에 달하는 인도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기업은 이러한 현실에 적응해야 합니다. 적응한 기업은 고객의 힘을 키워주는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2012년 론칭한 소셜캅스(SocialCops)는 빅데이터 혁명을 통해 디지털에 대한 접근이 미미한 수십억 명의 안녕과 행복을 저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모디 총리의 연료 공급 계획(Pradhan Mantri Ujjwala Yojana)’입니다. 나무, 석탄, 배설물 등 더러운 연료를 이용하는 전통적 점토 난로를 대체하기 위해 2016년 5월에 시작된 계획이죠.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방에서 더러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기 오염으로 매년 50만 명이 사망한다고 봅니다. 이 중 대부분은 여성이에요. 이들은 집에서 요리하면 한 시간에 담배 400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인도 가정의 거의 절반이 친환경적 연료를 이용하지 못합니다. 소셜캅스와 석유, 천연가스 담당 정부 부처, 3개 석유 마케팅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인 연료 공급 계획 프로그램은 빈곤 가정에 LPG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정부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LPG 거점 공급센터에 많은 이가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했습니다. 소셜캅스는 6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해 1만 개의 신규 공급센터에 대한 최적 입지를 분석했습니다. 마을이 모여 있는 위치를 분석해 최적의 입지를 찾아내고 이를 시각화해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고객 신청 절차를 검토했습니다. 1억 건 이상의 신청서는 충분한 데이터풀이 됐으며, 이를 이용해 효과적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고 분석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여성들은 은행 계좌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당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금융 서비스 접근 확대를 위해 다른 정부기관과 협력해 은행 계좌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어요. 이러한 조치는 지난 10년간 수만 명의 인도 여성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소셜캅스의 대시보드 프로그램은 수도의 정부기관에서 작은 마을의 시민에 이르기까지 6단계 계층 구조 전반에 걸쳐 투명성을 가져왔습니다. 정부 부처 장관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 서비스가 어디에서 이용 가능한지,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마을 단위로 살펴볼 수 있었죠. 투명성 및 통찰력 제고를 통해 첫해에 2200만 명 이상의 여성에게 프로그램이 확대 적용됐습니다. 이듬해에는 4000만 명의 여성에게로 확장됐습니다. 이에 따라 목표는 5000만 명에서 8000만 명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소셜캅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현재 7200만 명 이상에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작은 아이디어만으로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어려운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어요. 그러면서 돈도 벌 수 있습니다.

원문: How Indian Companies Are Using Technology to Reach New Consumers




비제이 마하잔은 텍사스대의 맥콤 경영대학원 석좌 교수다.

번역 한지은 에디팅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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