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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린스타트업에도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2021. 1. 8.
Nov20_17_AaronMarin

최근 몇 년 사이에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들을 붙잡고 초창기에 어디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고 대답할 겁니다. 연쇄 창업가이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에릭 리스(Eric Ries)가 2011년 출간한 동명의 저서는 1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습니다. 그리고 경영대학원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수업 교재로 사용할 만큼 초보 사업가들을 위한 바이블로 자리매김했죠.

하지만 린스타트업 방법론도 반복적 개발 방법론처럼 지금보다 더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동료들이 그 방법을 찾았습니다.

린스타트업이란 스타트업이 고객의 문제와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받고, 최소 기능 제품을 구축해 수요를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전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실험과 피드백을 통해 빠르게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그 결과 원래 아이디어가 부적절하다 싶으면 해당 제품을 포기하거나 피벗(pivot, 방향 전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116곳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실험에서 창업가들이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법을 배우면 자기 아이디어에만 무모하게 집착하다가 나중에 쓰라린 실패를 맛보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론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운 후 엄선된 잠재 고객을 상대로 가설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방법을 제대로 훈련받은 실험군이 그렇지 못했던 대조군보다 자기 아이디어의 허점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었죠. 따라서 그들은 함정이나 실패작에서 일찌감치 빠져나왔고 대조군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린스타트업 방식의 재장전

우리는 스타트업 스쿨 두 곳과 제휴해 린스타트업 방식을 기반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다음 비즈니스 모델을 막연히 머릿속에만 품고 있거나 이제 막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려는 새내기 창업가들을 모집해 무료로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게 했지요. 스타트업 164곳이 지원했지만 재원 제약으로 인해 116곳만 선정했고, 이들을 무작위로 실험군 또는 대조군에 배정했습니다.

그 후 4개월 동안 실험군과 대조군 양쪽 모두 5개의 강의와 5개의 멘토 코칭 세션으로 구성된 동일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작성하고, 인터뷰로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고, 최소 기능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험 또는 준실험 데이터를 이용해 고객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두 그룹의 차이점은 실험군에게 더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도록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먼저, 실험군은 본질에 충실한 사고법을 배웠습니다.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합당한 가설과 주관적 맹신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었죠. 그런 다음 가치 제안, 비용 구조 등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구성 요소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전체 모델을 유기적으로 평가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또 견고하게 설계된 실험과 엄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도록 교육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실험이나 인터뷰를 시작할 때 결정 규칙을 명확히 하라고 귀띔해줬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방향을 유지할지, 수정할지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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