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정보(逆情報, Disinformation)란 정치,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사람들을 호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입니다.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죠. 하지만 특히 최근 팬데믹, 인종주의에 대한 저항, 캘리포니아 산불, 미국 대선 결과 등을 둘러싸고 명백히 잘못된 주장들이 가공할 속도로 엄청나게 파급되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디지털 플랫폼으로 인해 위험한 음모론을 퍼뜨리는 일이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딥페이크의 등장은 그야말로 불 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죠. 물론 모든 콘텐츠가 사기를 치려고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AI가 만들어낸 감쪽같은 음성과 사진, 비디오로 인한 대가는 수천만 달러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수치, 즉 기술을 등에 업은 역정보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때 사람들에게 미칠 충격은 정량화가 어렵다 보니 아직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기술 때문에 커진 문제이지만,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건 희소식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블록체인이 커져 가는 디지털 역정보의 위험에 잠재적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블록체인만으로 이 복잡한 문제를 한 방에 정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죠. 하지만 최근 발전 동향을 보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역정보의 리스크와 근본 원인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어마어마한 잠재력
블록체인 시스템은 탈중앙화된 변경 불가(immutable)한 장부(원장, ledger)를 이용해 정보를 기록하며 모든 사용자가 이를 지속적으로 검증합니다. 정보가 한 번 생성되고 나면 이후 변경이 불가능에 가깝도록 되어 있죠.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잘 알려진 예는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입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검증과 투명한 연쇄적 커스터디(수탁, custody) 구조로 인해 금융 자원뿐 아니라 모든 유형의 콘텐츠를 추적하는 도구로서 매우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를 비롯한 여러 유형의 역정보와의 싸움이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처리된 미디어를 디지털 플랫폼에서 식별, 라벨링, 추적, 대응하는 일관된 표준이나 모범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콘텐츠의 생성과 소멸에 더 큰 투명성을 제공하여 디지털 생태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역정보가 초래하는 문제들에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에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