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76% 이상이
스트레스가 자신의 웰빙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하는 이 시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스트레스 요인을 내려놓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지금 우리는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명상이나 단순히 진정하는 법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바꾸고 스트레스 사이클을 끊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필자는 마음챙김
mindfulness 기반 행동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임상 심리학자다. 많은 고객이 ‘
반복적 인지(지나친 생각,
반추, 걱정을 표현하는 전문 용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흔히 반복적 인지와 같은 사고가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이런 사고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를 불필요하게 장기화해서 개별적인 사건이나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인 급성 스트레스를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전환시킨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신체는 수십 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도 화가 났던 일을 상기할 때 그 사건의 충격을 온전히 다시 경험하게 돼 곧바로 혈압이 급상승한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좌절감을 끝없이 표출하는 경우에도 계속 기억된다. 반복적 인지는 과거의 고통에 수반됐던 모든 긴장을 재현하기 때문에 이 습관이
고통스러운 사건과 만성 스트레스의 피해를 연결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좋은 소식은 현재에 집중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면 직장에서의 잔소리나 개인적인 갈등 등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문제를 제쳐 둘 수 있다는 것이다. UCLA 스트레스 평가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심리학자 조지 슬라비치
George Slavich 교수는 "평생토록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만성 스트레스 요인과 평생 영향을 미치는 급성 스트레스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필자는 고객들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는 습관을 고치는 데 영감을 주기 위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명상 지도자인 샤론 살츠버그
Sharon Salzberg에게 들은 이야기를 종종 공유하곤 한다. 네팔에서 트레킹을 하던 한 남성의 발에 물집이 생겼다. 그는 하이킹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한 걸음 내딛기 전에 물집이 생길 것을 예상하고, 발을 땅에 디딜 때 찌릿한 통증을 경험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통증을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불쾌한 경험은 급속도록 심해졌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서도 지금 이 순간의 평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요인을 한 번 또는 그 이상 경험할 수 있다. 지나친 생각을 줄이고 스트레스로부터 더 자주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다음 네 가지 전략을 추천한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는 4가지 전략1. 스스로 닻 내리기
생각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땐 잠시 시간을 내 바닥에 닿는 발의 무게를 느낀 다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지금 내 몸의 느낌은?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런 다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이 순간 내 생각이 나를 돕고 있나?예를 들어 잘 준비를 하면서 내일 일정을 소화하고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생각이 들 때 닻을 내린다는 의미의 ‘앵커링
anchoring’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는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아침에 활동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진다. 앵커링 기법은 데이비드 발로
David Barlow 보스턴대 명예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했다.
통합 프로토콜이라는 연구 기반 프로그램에서 가르치는 기법으로 우울증과 불안 등 지나친 생각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질환을 치료한다. 물론 앵커링을 위해서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앵커링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자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여러 번도 가능하다.
2. 생각을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몇 년 전 한 콘퍼런스에서 필자가 존경하는 한 학자가 다가와 강연을 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망설임 없이 "대중 연설은 제 특기가 아니에요"라고 재빨리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그런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드셨나요?"라고 말해 필자를 웃게 만들었다. 이것은 다음에 소개할 기법의 좋은 예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 갖는 생각 중 대부분은 무언가에 힘이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생각이 우리 삶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는 대신 생각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인지적 해체를 시도하자. 이를 통해 ‘의식적’으로 그런 생각과 거리를 두고 관점을 달리하면서 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생각이란 무엇인가? 생각은 단지 발상의 패턴일 뿐 견고한 진리가 아니다. 이 이야기를 한 고객과 나눴을 때 그는 기발하게도 하더웨이
Haddaway의 노래 “What Is Love?"의 선율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생각이란 무엇인가요?" 생각은 나를 해칠 수 없어… 더 이상 나를 해칠 수 없어…" 생각을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다루지 않고 플레이도
Play-Doh처럼 말랑말랑하게 다루면 생각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
3. 불확실성 받아들이기
반추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재앙에 가까운 일들을 겪어 봄으로써 이를 예상하고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면 실제로 불안과 기타 심리적 문제로
고군분투하게 될 수 있다.
그 대안으로 필자는 현재 있는 모든 것을(알 수 없는 것까지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기술을 좋아한다. 이를 시도하려면
"알아내고야 말겠어!" 또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거야"란 식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은 지 살펴보자. 만약 그렇다면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현재를 바라보고 턱과 얼굴, 그리고 손의 긴장을 풀자. 끝없이 반복되는 생각을 멈추고 개방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신체적 행동을 해보자.
많은 여가 시간을 소모적인 추측 게임에 허비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미셸 두가스
Michel Dugas 퀘벡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나쁜 일은 무수히 많고, 사람이 그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정도의 두려움을 감수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현실을 세밀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감정을 받아들이면 몇 시간 동안 사로잡힐 수 있는 반추와는 달리 감정이라는 것이 사실 그 순간에 머물러 있을 때 일시적으로 발생함을 분명히 알 수 있다.
4. 자기 타당화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과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쉽게 지나친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객이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여러 차례의 면접 끝에 채용 예정자가 연락을 끊어버려 직접 대면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때 자신이 미처 못했던 말들을 다하기 위해 머릿속으로 그 사건을 되풀이하며 자신의 화난 반응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렇고 많은 고객도 그렇다.
불공평한 상황을 반복해서 되풀이하는 것이 우리의 고통을 합리화하고 그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론 하지 않을 머릿속 대화는 불편함을 더 오래 지속시킬 뿐이다. 대신 워싱턴대 명예 교수인 마샤 리네한
Marsha Linehan 박사가 개발한 ‘자기 타당화
self-validation’ 기법을 사용해보자. 자기 타당화는
변증법적 행동 치료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하고 상처를 주는 반복적인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걸. 화가 나고 슬픈 게 당연해." 이렇게 생각하면 부당함을 되새기며 최대치의 고통을 느끼는 대신 고통을 조금 완화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네 가지 기술을 연습하면
수용전념치료법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을 개발한 스티븐 헤이즈 박사
Steven Hayes가 고안한 용어인 ‘
심리적 유연성psychological flexibility’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유연성은 삶과 살면서 겪는 복잡한 문제들에 적응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에 열린 태도를 취하기만 하면 된다.
원문 | https://hbr.org/2024/01/how-to-stop-dwelling-on-your-stress제니 타이츠는 UCLA의 정신과 임상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위원회로부터 인지 행동 및 변증법적 행동 치료 인증을 받은 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Stress Resets: How to Soothe your Body and Mind in Minutes>가 있다.
에디팅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