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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서두름 증후군’인가요

디지털
202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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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더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이 이루고, 더 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직장인들을 지치게 만든다. 전문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 대부분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매우 힘들고 지치며 혼란스럽다’고 표현했다. 또한 장시간 근무가 직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런 결과는 5만6000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글로벌 노동력 조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지난 1년간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직장에서 변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된다고 느꼈다.

이처럼 끊임없는 속도전은 ‘서두름 증후군hurry sickness’, 일명 조급증이라 불리는 현상을 초래했다. 이 용어는 1974년 심장병 전문의 마이어 프리드먼Meyer Friedman과 R.H. 로젠먼R.H. Rosenman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성취 지향적인 A형 성격(혈액형이 아님)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됐다. 조급증은 공식적인 의학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참을성이 없고 만성적으로 서두르며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등의 행동과 감정을 포함하며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급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과로를 조장하는 업무 문화, 과도한 인센티브, 끊임없는 조직 변화 등에서 비롯되며 이를 해결할 책임은 궁극적으로 기업에 있다. 하지만 개인 스스로 이를 완화할 방법도 있다. 이 글에서는 조급증이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살펴보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조급증은 왜 위험한가

끊임없이 바쁘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생활 방식에서 오는 불안과 만성 스트레스는 고혈압, 두통,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과 불안·우울 증상은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규모 메타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고통이 클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며 이는 연령, 체질량지수BMI, 흡연, 신체 활동, 음주 등을 고려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났다.

조급증은 신체적, 정신적 소진을 불러온다. 일에서 일로 쫓기듯 움직이며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 휴식 같은 기본적인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면서 면역력이 약화되고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업무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고민 없이 결정을 내리거나 서두르다 실수를 범하기 쉬워진다. 또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창의성 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창의적인 사고는 서두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주변 사람이 자신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쉽게 짜증을 내거나 상대방의 업무 능력을 불신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이런 태도는 팀워크를 약화시키고 협업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팀의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만성적인 업무 스트레스가 피로, 부정적인 감정, 업무 능력 저하로 이어지면 조급증의 최종 결과는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조급증 진단 방법

조급증을 감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효율성, 생산성, 성취, 조직에 대한 기여로 착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은 큰 성과를 내는 사람의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서두르는 것이 결국 뼈아픈 대가로 돌아오기 전까지 문제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조급증의 징후와 증상이 자신의 업무 경험에서 나타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 모든 일이 긴급하게 느껴진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그로 인해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가 지속된다.

• 항상 서두른다.
걷고, 말하고, 업무를 수행하고, 운전하는 등 모든 순간에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자주 끊거나 재촉하며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려 한다.

•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고 항상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더 빠르게 일을 끝내기 위해 지름길과 시간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는다.

• 항상 뒤처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최선을 다해도 늘 일정에 쫓기는 기분이 든다. 마감일이 임박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이 생산적이라고 평가할 때조차 불안감을 느낀다.

• 인내심이 부족하고 쉽게 짜증을 낸다.
사소한 지연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감을 느낀다. 무언가(또는 누군가)가 업무를 방해하면 쉽게 화를 낸다.

• 효율성과 생산성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희생한다.
일을 끝내는 것이 최우선이 되면서 수면, 식사, 운동, 가족과의 시간, 휴식, 취미 활동 등을 뒷전으로 미룬다.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느낀다.

• 쉬는 것이 불편하다.
속도를 늦추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시간 낭비처럼 여겨진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쉬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 일을 끝마칠 때 가장 큰 만족을 느낀다.
성취의 즐거움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는 강한 만족감과 쾌감을 준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큰 보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직장 환경에서는 개인이 스스로 경계를 설정하고 지키는 책임을 진다. 그러나 빠른 결과와 과로를 중시하는 업무 문화에서는 이를 실천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마이어와 로젠만 박사는 특정 성격 유형이 서두름 증후군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A형 행동 패턴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완벽주의자,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 생산성을 자기 가치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그 위험이 크다.

• 완벽주의자는 비현실적인 이상을 추구하며 한 가지 업무에 과도한 시간을 들이곤 한다. 그 결과 다른 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해지고 결국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허겁지겁 서두르게 된다.

•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은 모든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무조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에 짓눌리며 시간에 쫓기고 결국 뒤처질 위험에 놓인다.

• 성과 지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생산성과 속도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해내려 하면서 끊임없이 서두르는 삶을 살게 된다.


조급증 극복하기

조급증이 초래하는 부작용은 심각할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할 방법도 충분히 있다. 성과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속도를 늦추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실천해 보자.

강제적 장치를 활용하자

강제적 장치forcing function란 특정한 결과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뜻한다. 조급증을 극복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과 지나친 긴박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일정에 완충 시간을 확보해 예기치 않은 업무에 대응한다. 또한 목적 없이 깊이 몰입하는 시간을 정해 집중력을 키운다. 할 일 목록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우선순위 재설정을 통해 모든 일을 급한 것처럼 처리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바로 ‘예스’라고 말하지 말자

새로운 요청을 받을 때는 일정이 가능한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정말 해야 하는 일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가? 이 요청이 너무 많은 시간, 에너지, 자원을 소모하지는 않는가? 내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는가? 이미 서두름이 습관이 됐다면 잠시 멈추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객관적인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스’라고 했을 때 결과를 적어보자

요청을 수락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간단히 적어보는 것만으로 속도를 늦추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일이 스트레스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 업무가 너무 많아져 개인 시간이나 휴식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손으로 직접 적으면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불필요한 일을 걸러낼 수 있다.

속도를 늦추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적어보자

추가적인 동기 부여를 위해 속도를 늦췄을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목록으로 만들어보자. 예를 들면 더 많은 수면 시간, 가족 및 친구와 여유로운 시간, 긴장감이 줄어든 편안한 일상 등이다. 이처럼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져올 혜택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면 ‘항상 바빠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도구를 활용하자

서두름 증후군은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고 착각하게 만들며 진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를 방지하려면 객관적인 방법으로 우선순위를 정리해야 한다.

내가 지도하는 많은 클라이언트들로부터 그 효과를 인정 받은 4D 기법을 활용해 보자. 당신이 맡은 일들을 다음의 네 가지 범주 중 하나로 구분하자.

• Do(실행): 핵심적이며 가장 중요한 업무

• Defer(or Delay, 보류): 나중에 해도 되는 업무

• Delegate(위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

• Delete(삭제): 필수적이지 않고 더 고려해야 하는 업무

팁: 새로운 일을 추가하기 전에 반드시 하나를 삭제하자.

성과보다 자기 연민을 우선하자

내가 코칭하는 한 임원은 스스로를 도파민 중독자라고 묘사할 정도로 할 일을 완료할 때마다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느낌을 즐긴다. 그러나 목표를 원하는 속도로 달성하지 못하면 좌절하고 예민해지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다행히도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관용을 베푸는 법을 배우면서 이러한 자기 유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형태의 자기 연민은 우리가 에너지를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녀는 자신이 해낸 일들의 목록을 작성함으로써 자책에서 벗어나고, 부정적인 자기 대화를 ‘친구 테스트’를 통해 걸러냈다. 자신이 친구에게도 할 말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아니라면 이에 매달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마음챙김을 실천하자

마음챙김mindfulness은 그저 속도를 늦추고 현재 순간에 대해 판단 없이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이는 여러 면에서 조급증의 정반대 개념이다. 몇 분이라도 마음챙김을 실천하면 스트레스를 빠르게 줄이고 혹사 당한 정신에 필요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깊이 호흡하기, 간단히 몸 상태를 점검하기, 차 우리기와 같이 일상적인 신체 활동에 온전히 집중하기, 잠시 차분한 음악 듣기 등이 있다. 마음챙김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일 처리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는 건강하고 집중력 있는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도움을 요청하자

조급증이 깊이 뿌리 박혀 있거나 혼자서 조절하기 어려울 경우 심리상담사, 경영 코치, 사내 지원그룹 등 외부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서로의 속도를 점검하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임 파트너accountability partner’를 두는 것도 효과적이다.



초연결 시대와 ‘더 빨리, 더 많이’가 미덕이 되는 문화 속에서 업무와 개인 생활의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그 결과 서두름 증후군은 교묘하게 스며들어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관계를 소원하게 하며 건강을 해친다. 만약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다면 당신뿐만 아니라 동료, 고객, 사랑하는 이들까지도 그 결정을 고마워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사용하는가다.


원문 | https://hbr.org/2025/01/the-insidious-effects-of-hurrying

캔디 윈스(Kandi Wiens)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육대학원 선임 연구원이다. 저서로는 <번아웃 면역: 감성 지능이 회복력을 키우고 일과 관계를 치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가 있다. 번아웃, 감성 지능, 회복력에 관한 연설가로 활동하며 사람들이 번아웃의 위험에 처해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번아웃 퀴즈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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