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 동안 경영진을 코칭하면서 모든 수준의 리더십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위임delegation’이다. 대부분의 리더는 위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방법 또한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질문은 ‘무엇을 위임해야 하는가’다.
많은 임원들이 이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으로는 ‘누군가에게 넘겨도 괜찮은 일’을 떠올린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내놓는 답변은 대개 위험이 거의 없는 사소한 업무에 그친다. 본질적이고 의미 있는 과업을 넘길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상당수의 고위 리더들이 여전히 겉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투자 대비 성과가 미미하다. 결국 이러한 업무가 리더로 하여금 전략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활동에 집중할 시간을 빼앗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자주 권하는 방법은 ‘시간 기록time log’이다. 이는 리더의 기억이 아닌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디에 얼마만큼 시간이 투입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비효율과 중복을 가시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내부 승진으로 회계관리자에서 CFO로 승진한 그는 개념적으로 시간을 재배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어떤 업무를 위임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2주 동안 시간 기록을 작성한 뒤 그는 자신이 여전히 과거 직무의 업무를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CEO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거나, 새 회계관리자에게 위임하지 못한 대조reconciliation 업무를 떠안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팀원이 참석하는 것이 더 적합한 회의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매월 약 20시간을 위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팀원에게도 시간 기록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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