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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고연봉 직장을 잃었을 때 가정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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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종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정리 해고를 단행한다. 하지만 정리 해고를 일상적인 비즈니스 관행처럼 실시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간다.

로버트는 40대 후반에 실직하기 전까지 수십만 달러의 보수를 받으며 일했다. 필자가 로버트와 이야기했을 당시 그는 거의 1년 동안 실직 상태였다. 그는 “실직자로서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무례함에 지나치게 예민해진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인정받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는 게 분명하니까요.” 로버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요점을 말했다. “매일같이 정체성 문제로 끊임없이 고민하는 거죠.”

로버트는 필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장기 실직자 수십 명 중에 몇 안 되는 좋은 직장에 있었던 사람이었다. 안정적이고 오래 다닐 만하며, 근무시간이 일정하고 퇴직연금제도인 ‘401k’와 같은 복리후생 혜택을 주는 직장 말이다. 필자의 연구에서는 마케팅, 프로젝트 관리, 재무 등의 분야가 이런 ‘좋은’ 직업군으로 포함돼 있었다.

필자는 2013~2016년 전문직에서 실직한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최소 4년제 대학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필자의 연구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이성애 기혼자였다. 또한 부양하는 자녀가 있었다. 이들의 배우자는 대부분 일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꽤 넉넉한 상태로 부부가 맞벌이할 때 가계 소득이 미국 평균치의 3~4배 수준이었다. 이 샘플에 속한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지만 아시아인, 아랍인, 흑인도 있었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6개월, 여성은 8개월 동안 실직 상태였다. 필자는 남성이 실직한 가정과 여성이 실직한 가정에서 실직이 어떤 의미인지, 실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비교하기 위해 이런 매개변수를 설정했다. 필자는 실직자의 배우자도 따로 인터뷰했다. 어떤 경우에는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참가자 몇 명의 집에서 몇 주간 지내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발견한 사실은 실직에 직면했을 때 특히 남성들이 자아 존중감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남성은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특히 구직 현황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갈 때 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는 달랐다. 대다수 여성이 집에 있는 동안 전업주부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생각하고 구직 활동을 특별히 서두르지 않았다.

은행과 같은 부문에서는 연례행사처럼 정리 해고를 시행한다. 반면 기술 업계에서 구글처럼 끄떡없어 보이는 기업마저도 최근에는 취약성을 드러냈다. 정리 해고의 시점이나 형태에 관계없이 실직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이들의 인간관계가 어떤 변화를 겪는지 인식하는 것은 적어도 재정이나 경력상의 차질을 인식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실직은 실직자 개인과 이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치지만 그 피해 정도가 항상 같지는 않다. 사실 이성애 관계에 있는 남성과 여성은 해고 후 종종 매우 다른 경험을 한다.

필자는 이 글에서 실직이 결혼 생활, 자녀 양육, 확대 가족이라는 세 유형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연구를 통해 실직이 어떻게 전통적인 성 역할을 더욱 부각하는지 설명할 것이다. 이를 이해하면 실직으로 인해 인간관계 문제에 봉착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실직자의 주변인들이 실직 이후 삶과 정체성의 엄청난 변화 속에서 실직자가 느끼는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리 해고가 벌어졌을 때 사회가 성별 고정관념의 압박을 줄일 방법도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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