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면 단 하루도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진부한 격언은 곳곳에 퍼져 경제활동 세대가 열정을 따라 경력을 쌓도록 압박해 왔다. 그런데 열정적인 게 반드시 긍정적이기만 할까? 연구에 따르면 열정은 스트레스 감소부터 생산성 향상, 경력 성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긍정적 결과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 연구를 통해 열정적으로 일하면 탈진이나 번아웃 등 부정적 결과가 뒤따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열정은 회복을 방해한다
열정의 장단기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 다양한 업계의 정규직 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매일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근무를 시작할 때와 마칠 때 느끼는 열정과 번아웃 정도를 물어봤다. 결과는 이전 연구와 비슷했다. 직원은 열정적으로 일한 날에 덜 지쳤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유난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난 다음 날에는 평소보다 더 많이 피로감을 느꼈다.
이는 열정이 넘치는 날에 활력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솟구치면 업무가 더 쉽게 느껴진다. 그래서 일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이로 인해 직원은 휴식과 회복을 우선시하지 못한 채 퇴근 후에도 그날 업무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일에 열정을 쏟을수록 직원은 일터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썼고, 회복할 수 있는 정신적 자원은 줄었다. 그 결과, 다음 날 심한 번아웃을 느끼며 업무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것이 바로 악순환이다. 열정이 최고조일 때 활력도 넘친다. 문제는 열정이 일정 범위를 넘어설 경우 부정적 영향을 알아채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휴식도 취할 수 없게 된다. 기술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 따르면 유독 열정적으로 일한 직원이 휴식을 취하라는 권고를 받더라도 실제 휴식할 가능성은 가장 낮았다. 또 장기적으로 번아웃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열정을 쏟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열정은 직원의 웰빙과 조직의 성공에 중요한 원동력이다. 이번 연구는 열정을 추구한다고 해서 중대한 대가를 치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건강한 열정이 탈진과 번아웃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직원과 관리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알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