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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 플라자 참사: 더 나은 일터에서, 더 나은 사회로

디지털
2014. 5. 19.

1000명이 넘는 공장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방글라데시의 라나 플라자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사건 이후 의류공장의 안전과 화재 문제에 대해 기업과 정부,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논의가 있었죠. 그러나 라나 플라자의 비극이 단순히 건물의 붕괴 때문이라 볼 수만은 없습니다.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노동자와 기업이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는 그 사실이 바로 비극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부분적으로 인권운동가들이 “lack of voice”라고 부르는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끔찍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 환경, 낮은 임금, 노조의 부재, 그리고 정부와 기업 사이의 만연한 부패 등이 이에 해당되겠지만, 노동자들의 복지와 기본적 권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비용 감축과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는 글로벌 패스트패션(fast fashion) 기업들 또한 이 문제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외에도 또 다른 문제들이 있다고 합니다. 방글라데시의 기성복 산업은 오늘날 방글라데시 GDP 13%에 달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1980년도에 50개뿐이었던 기성복 공장은 현재 5000여개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이 삶의 질 개선과 사회보장 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방글라데시에는 국민 5000명 당 한 명의 간호사가 있습니다(미국에는 5000명 당 43명의 간호사가 있습니다). 세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다카(Dhaka)의 땅값은 뉴욕의 교외 지역에 맞먹습니다. 또한 국제연대센터(Solidarity Center)에 따르면 의류 공장 여성 노동자들 중 방글라데시 수출 가공 공단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여성은 1%도 안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로부터 굉장히 중요한 질문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과연 기업에게는 그들의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의 환경을 이해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이런 측면에서 거의 개선된 바가 없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다른 생산지들과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사회보장과 복지가 잘 구축되어 있는 중국과도 많이 다르고요. 그러나 기업들은 이 두 나라의 생산 과정에 일률적인 방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가장 주된 책임은 물론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주고 그런 권리가 침해되는 경우(라나 플라자 참사처럼) 그에 마땅한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역사회로부터 받는 신뢰를 유지하고 그리고 좋은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해내기 위해 기업들은 공장 밖의 문제들에 대면해야만 할 것입니다. 기업들이 미얀마와 같이 기반 시설이 부족하거나 사회 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는 국가들에 진출하게 되면 이런 문제들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질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협업을 위한 개선된 방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상대방들과도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노동조합이나 사회운동가들과도 말입니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시민단체가 맺은 협약인 방글라데시 안전 협약은 이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또한 ILO/IFE더 나은 일자리 프로그램의 방글라데시 진출도 이 문제에 대해 3자 간 협력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생산하는 브랜드들은 이런 협약에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이런 협약의 리더들은 그들이 만나오길 꺼려했던 또 다른 파트너들과도 만나야 할 것입니다. 도시 설계자들, 보건 복지사들, 그리고 여성 권리신장 캠페인의 운동가들 말입니다. 기업들은 또한 다른 산업과 연계할만한 기회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휴대폰을 제조하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안전 문제에 대처하거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MAMA가 이런 파트너십을 통해 초보 엄마들에게 출산 전과 출산 후에 필요한 정보들을 휴대폰으로 제공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오로지 안전 점검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 성평등, 주거, 그리고 업무 공간 외에서의 안전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BSR과 그 외의 다른 회사들과 협업하는 리바이스의 경우 협력업체 관리 프로그램에 노동자의 행복도 설문조사를 추가함으로써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BSR은 또한 회계법인 UL과 공동으로 사회적 회계감사 프로그램에 노동자 개인의 복지 문제도 추가하는 방안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기업의 의사결정자들로 하여금 경영과 운영 전반의 맥락에서 객관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합니다. 그들이 생산해 내는 일자리와 성장이 그들의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일련의 성과들이 어떻게 직원들의 애사심이나 높은 생산성과 연결되는지, 그것들이 기업의 평판과 리스크 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객관적인 진단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들은 비즈니스 운영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지역적, 국제적 차원의 공공 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나 플라자에서 일어난 비극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는 사회적, 경제적 성장률 순위에서 늘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RMG 섹터에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이런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화재와 빌딩 붕괴만이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의 안전성 지표가 아닙니다. 언젠간 일어날 산업적, 자연적인 재해 앞에서 사람의 희생을 예방할 수 있을 때야 더 생산적이고 더 안전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시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경영자와 기업이 이를 들어줄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입니다.

번역 |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장은빈

 

레이첼 마이어스(Racheal Meiers)

레이첼 마이어스 BSR HER프로젝트의 책임자이다.

BSR HER프로젝트는 34개의 다국적 브랜드와 소매업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여성 공장 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To Prevent Another Rana Plaza, Build Better Societies, Not Just Better Factories’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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