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막론하고 경영자들은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애씁니다. 1950년대나 1960년대에는 계획, 조직, 지휘, 통제에 능한 사람이 유능한 경영자가 될 수 있었죠. 선도적인 비즈니스 사상가들은 경영자란 명확한 분석 능력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행위자라 여겼습니다. 그와 같은 관점이 계속 발전해 온 전문 경영자를 만들어 냈지만 여전히 경영에 대한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습니다.
계획과 지휘가 필수적인 것은 맞지만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조직과 통제 역시 중요합니다만,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1980년대와 1990년대 들어 한 가지 답이 많은 사람의 사고를 지배하게 됐는데요. 바로 ‘경영의 목적은 회사의 주인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주 가치 창출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었죠. 로베르토 고이주에타(Roberto Goizueta), 샌디 웨일(Sandy Weill), 잭 웰치와 같은CEO들을 전설적인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부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00년대 들어 우리는 시장이 효율과 거리가 멀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었고, 시장이 창출한 부의 상당량을 잃게 되면서 경영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불거져 나왔죠. 오늘날 경영의 초점은 그것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고,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취약 계층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 같은 경영의 핵심 목표는 학생들이 재정적 성과 이상의 목표를 추구하는 전문 경영인이 될 것을 약속하는 직업적 맹세의 가치를 깊이 고민하는 선도적인 경영대학원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죠.
경영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그들의 업적은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50년 이상 경영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던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경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로버트 S. 맥나마라(Robert S. McNamara)는 학계, 민간 기업, 정부,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는 1940년대 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했고, 포드자동차 회사에서는 15년간 임원을 지내다가 1960년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또 케네디 정부와 존슨 정부 시절(베트남전)에는 7년간 국방장관을 지냈고, 그 후 13년 동안 세계은행 총재로 재직했습니다. 사실 맥나마라의 업적은 베트남전쟁의 비극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2009년 그가 9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을 때, 《뉴욕타임스》는 그의 부고 기사에 “쓸모없는 전쟁의 설계자”라는 표제를 달아 넣기도 했습니다. 맥나마라는 베트남전쟁 중 그가 맡은 역할 때문에 편협한 양적 조치에 사로잡혀 인간적인 이해가 부족한, 똑똑하지만 현명하지 못한 사람으로 희화화되곤 합니다.
베트남전쟁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테지만 맥나마라의 경력을 통해 우리가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겁니다. 로버트 맥나마라야말로 다른 누구보다 20세기 경영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그가 남긴 족적을 돌아봄으로써 우리는 현대 경영의 성과뿐 아니라 가장 큰 한계를 두루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