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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대체하지 못한다

디지털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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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원격 근무 기술의 보급을 앞당겼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의 경제적인 역할이 이전보다 축소됐다고 할 때, 메타버스와 같은 유례없이 강력한 기술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도시의 기존 역할은 대변혁 앞에서 드디어 끝이 나고 마는 것일까?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다음과 같이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한때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실리콘밸리였다. 이제 그곳은 인터넷인 것 같다.”

우선 간단히 답하자면, 필자들은 “도시는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전보와 전차, 전화, 자동차, 비행기,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기술은 진보와 혁신을 거듭했다. 사람들은 물리적 장소의 소멸과 도시의 종말을 예측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이러한 예언이 틀렸음을 알게 됐다. 팬데믹은 사람들이 일하는 장소와 방식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인재의 흐름이나 혁신, 경제활동 양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드러났다. 오히려 사람들은 소수의 거대 허브로 더욱 집중됐다. 도시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란 소리다.

그럼에도 메타버스는 여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메타버스 속에서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이 이끄는 다양한 기술은 실제 세계를 훨씬 실감 나게 대체할 가상 세계를 약속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원격 근무와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s),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Mesh) 플랫폼, 아서(Arthur) 등 가상 세계의 협업 도구들은 진일보했다. 근로자들이 아바타를 사용해 브레인스토밍, 토의, 상호작용을 전개하도록 해 준다. 패션, 명품,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쇼핑에서도 훨씬 실감 나는 소비자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이 워낙 첨단 기술이기 때문에 도시와 실제 물리적 환경이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기 쉽다.

하지만 사실 메타버스는 앞서 우리가 목격했던 거대한 혁신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메타버스는 물리적 장소의 대체물이라기보다 보완물이다. 메타버스를 통해 훨씬 더 실감 나는 디지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훨씬 풍부한 콘텐츠를 누리며 인재 풀도 더 넓어졌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을 둬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수월해졌다. 그래도 인간이 실제 장소에서 한데 모여 협력할 때의 감정적 신호, 신체 언어, 우연성, 다양성을 메타버스가 복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장소를 확장한다. 근로자와 소비자가 어디서든 관계를 형성하게 돕는다. 하지만 아무리 메타버스가 진보해도 여러 장점을 갖춘 물리적 장소들은 그 기능을 유지할 것이다. 현재 글로벌 협업 허브로 기능할 수 있는 크기, 규모, 연결성 등의 인프라를 갖춘 국제 대도시들은 비교적 수가 많지 않다. 슈퍼스타와 같은 이들 도시는 앞으로도 혁신의 중심이 돼 많은 세계적 기업의 본부들이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고급 브랜드들이 주력하는 무대, 예술과 문화, 연구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장소의 사업적인 중요성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높일 것이다. 이는 이미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두바이와 상하이가 그 예다. 이들 도시는 메타버스 중심의 사업과 인력 유치를 목표로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이들 도시는 열광적인 얼리어댑터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들의 실험 공간이 될 수 있다. 기업은 인재 유치와 유지를 위해 어디에 사무실을 열고 혁신 허브를 운용할지, 고객 유치와 브랜드 인지도 증진을 위해 어디에 리테일 매장을 개점할지, 더 포괄적으로는 오프라인의 물리적 환경과 가상 환경 간의 적절한 균형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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