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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어젠다, 꼼꼼히 준비할 필요가 없다?

디지털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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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누구에게나 끔찍하다. 다 공감하는 사실이라 행동과학자이자 회의 컨설팅 전문 스타트업 공동 창업자인 필자가 클라이언트에게 이 점을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음 질문에 답하는 건 꽤 까다롭다. "그렇다면 회의가 끔찍하지 않도록 할 해법은 무엇인가?"

다양한 산업과 직군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여러 종류의 책과 논문, 기사 등을 검토하고 수많은 도구와 테크닉 분석 등을 활용한 여러 연구 끝에 필자들은 다음 두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첫 번째는 전문가 상당수가 “좋은 미팅을 원한다면 어젠다는 필수 재료”라고 본다는 사실이었다. 미팅 관련 서적 가운데 어젠다의 중요성으로 시작하지 않는 책이 없을 정도다. 우리 연구팀과 인터뷰한 제품 매니저 대다수가 “어젠다가 있으면 미팅 수준이 더 나아진다”라고 대답했다.

둘째, 어젠다 하나만으로는 효과적인 미팅이 어렵다고 지적하는 연구 결과가 많다. 실제로 상세한 어젠다가 있으면 회의가 더 성공적일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자세한 어젠다는 정반대의 효과를 초래한다. 이른바 ‘어젠다 극장(Agenda Theater)’에 눈이 멀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젠다 극장이란, 어젠다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다 보면 실질적으로 개선된 내용이 없음에도 미팅이 매우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된 것처럼 착각하는 현상을 뜻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비생산적인 일을 하는 걸까? 미팅을 이끄는 리더라면 무엇을 해야 하나?

어젠다 극장의 숨겨진 비용

2003년 저명한 안보 전문가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는 “안보 극장(Security Theater)”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안보 극장이란 “실제로 안보를 강화하지 않았음에도 강화됐다는 느낌을 사람들에게 주는 안보 정책”을 말한다. 슈나이어에 따르면 안보 극장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두 개 주요 부문에서 실제 안보에 타격을 준다. 첫째, 정책이 아무리 '안보 극장식'일지라도 자원을 소진해버린다. 진짜 안보를 위한 자원이 필요할 때 안보 책임 기관과 안보 대상자 누구든 간에 쓸 만한 자원이 부족해진다. 둘째, 이에 따라 더 안전해졌다는 잘못된 인식과 감각이 생기면서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이는 실제 안보를 약화한다.

우리의 연구 결과, "미팅 어젠다"도 유사한 덫에 빠질 수 있다. 회의 때마다 꼼꼼하고 자세한 어젠다를 만들려면 해야 할 일이 많아져 다른 데 투자할 비용까지 끌어와 털어 넣어야 한다. 더구나 이렇게 일을 많이 하다 보면 미팅 효과가 높아지는 것이 아님에도 준비를 철저히 했고 성과를 거뒀다는 착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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