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원자가 저보다 여러 가지 조건에 잘 부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 대해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여기에서 일하면서 겪을 그 어떤 상황에도 저는 당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의 한 참전 용사가 금융사 채용 면접에서 한 말입니다. 그 덕분에 그는 굴지의 MBA 프로그램 출신 경쟁자를 제치고 합격했죠.
미국 기업들이 특수부대 출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은 사실 약간 늦은 감이 있습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를 통틀어 손꼽히는 엘리트로 구성된 미 특수작전부대는 냉전 시대가 끝난 이후 미군 전략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해군의 네이비실 팀6, 육군의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원들은 빠르게 학습하며 위험하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이즈의 팀을 이뤄 대테러 정밀 공격부터 정보 수집에서 민간 협력을 통한 지역 정부 수립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합니다.
몇 달 전 우리는 미 특수작전부대 출신 참전 용사들의 전역 후 사회 적응을 돕는 비영리 단체 아너파운데이션(Honor Foundation)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엘리트 특수부대 출신이 미국 기업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이해하기 위해 20여 명의 참전 용사와 커리어 코치를 인터뷰했죠. 이를 통해 특수부대원들의 능력과 자질이 오늘날의 불확실한 세상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의 특수부대원은 35세에서 45세 사이에 전역해요. 미군 참전 용사 중에서도 MVP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전역 후 전술 훈련 경험, 팀워크,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직종에 종사하는 것이 오랜 현실이었죠. 불과 8, 9년 전만 해도 연간 2500여 명의 전역 특수부대원 가운데 전역 전 몇 달 이내에 민간 기업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13%뿐이었습니다. 직장을 구했다 해도 평균 연봉은 9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고, 민간 보안 업체나 비밀경호국 등의 정부 기관에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