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많은 리더들이 선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스스로 공언한 이상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조직 내 비윤리적인 관행들에 대해 리더들은 왜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걸까요?
필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UC 버클리대학 카메룬 앤더슨과 공동으로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일관되게 발견된 결과는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집단과의 동질감을 강하게 형성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집단의 비윤리적 관행을 잘 보지 못하게 된다는 거죠. 즉, 리더들의 윤리적 감수성이 아주 높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더 높이 오를수록 비윤리적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할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거죠.
첫 연구는 22개 미국 정부 기관 1만1000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지위의 높낮이와 비윤리적 관행에 맞서는 발언 수준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조사 응답자들은 익명으로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다양한 유형의 비윤리적 행위를 목격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 행위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보고했습니다. 우리는 나이, 성별, 그 기관에서 일한 기간 같은 다수의 기타 변수까지 넣어 분석했죠. 우리가 발견한 건 지위가 올라갈 때마다 공개 발언 확률이 줄었다는 겁니다. 상급 임원들은 가장 낮은 지위에 있는 직원들보다 반대 발언을 할 가능성이 64%나 적었습니다.
그다음 연구에서는 이 현상을 좀 더 통제된 환경에서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6명씩 47개의 그룹을 만들어 각각 세 부분으로 구성된 실험을 실시했죠. 실험의 목적은 그룹 구성원들이 비윤리적 행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실제 세계와 같은 기회를 그대로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그룹원들은 채팅 플랫폼을 이용해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나누고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들을 소개했습니다. 그런 다음 어떤 리더십 설문지를 작성했습니다. 그 후 다른 구성원이 작성한 응답 사본을 제공받았는데 사실 그건 미리 작성된 자료였죠.
그다음, 참가자들은 특정한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참가자들에게는 설문 응답에 근거한 거라고 했지만 사실은 무작위로 배정됐죠. 참가자의 3분의 1은 그룹 내 고위직을, 3분의 1은 하위직을, 나머지는 어떤 지위도 맡지 않을 거라고 안내했습니다. 고위직 구성원들은 핵심 결정을 내리고 그룹 성과를 감독하며 다른 구성원을 평가하고 각 구성원의 참여 정도에 따라 보너스를 받을 건지, 아닌지 결정하는 책임을 지게 돼 있었죠.
지위를 부여받고 난 뒤, 참가자들이 그룹과 얼마나 동질감을 느끼는지 측정하기 위한 설문 조사가 실시됐습니다. 설문 조사 항목에는 “이 그룹 구성원이 된 걸 어떻게 평가합니까?” 같은 질문이 포함됐고, 응답자들에게 “이 그룹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다” 같은 진술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답하도록 요청했죠. 마지막으로, 우리는 간단한 게임 하나를 시작했습니다. 거짓말을 함으로써 다른 그룹을 희생하는 대신 자신들의 현금 보상은 늘릴 수 있는 게임이었죠. 참가자들에게는 채팅 메시지가 한 가지 제시됐는데, 거기에는 그룹의 동료가 거짓과 진실을 말하는 것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 후, 그들이 자신의 그룹에 반대를 표하는지, 아니면 그냥 함께 가는지 지켜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