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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인터뷰>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가 말하는 일본의 기업가정신

디지털
2021. 4. 13.
매거진에서 발췌 (1992 1-2월 호)

전통적 서구 시각으로 봤을 때, ‘일본식 비즈니스’는 대형 제조 기업, 복잡하게 얽힌 그룹 구조, 평생 한 직장에 헌신하는 샐러리맨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이미지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젊은 기업가가 시작한 하이테크 스타트업 하나가 전통적인 일본 비즈니스 세계에 새로운 글로벌 사업 비전과 신세대다운 태도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죠.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 Corporation)의 창립자, 사장이자 CEO인 34세의 마사요시 손(한국 이름 손정의)은 새로운 일본식 기업가정신을 잘 보여줍니다.

일본의 한국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에서 2주간 고등학교를 다닌 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 진학했으며, 그곳에서 여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세의 나이에 직접 발명하고 특허를 얻은 제품을 샤프전자에 100만 달러에 판매했죠. 1981년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1년 반 뒤에 소프트뱅크를 창업했습니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일본 외에도 미국과 한국에 계열사를 두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사무실에서 HBR의 편집장인 앨런 웨버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HBR: 소프트뱅크를 창립한 지 10년이 됐네요. 처음 시작은 어땠나요?

마사요시 손: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는 파트타임 직원 2명밖에 없었고 사무실도 작았습니다. 아침에 저는 사과 상자 두 개를 놓고 마치 연설을 하듯이 그 위에 올라섰어요. 그리고 두 직원에게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죠. “제가 사장이니,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우리는 5년 안에 7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겁니다. 5년 안에 1000개 대리점에 납품할 것이며, PC 소프트웨어 유통 시장에서 1등이 될 겁니다.” 저는 이런 내용을, 매우 크게 말했습니다.

두 직원의 입이 떡 벌어졌죠. 자리에서 일어서서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떡 벌렸습니다. 사장이 미쳤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리고 둘 다 회사를 그만뒀죠.

그게 1981년이었습니다. 1년 반쯤 뒤에 우리는 200개 대리점에 납품했습니다. 지금은 1만5000개 대리점에 납품합니다. 10년 동안 우리는 파트타임 직원 2명이 소프트웨어 유통으로 1만2000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리던 것에서 570명의 직원이 소프트웨어 유통, 도서 및 잡지 출판, 전화 최소비용 라우팅, 시스템 통합, 네트워크 컴퓨팅, CAD-CAM 등을 통해 약 3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사업 부문이 매우 다양한데 이 모든 사업 부문을 관통하는 정신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인간의 머리와 비교합니다. 하드웨어는 머리뼈인 두개골이라고 할 수 있죠. 반도체는 머릿속의 두뇌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지혜이고, 데이터는 지식입니다.
두개골이 가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두개골보다 두뇌가 더 가치 있죠. 하지만 두뇌는 누구나 가진 겁니다. 두뇌 안에 있는 지혜와 지식이 몸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입니다. 지혜와 지식을 공급하는 비즈니스에서 일본 전체 1등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식 산업은 너무 크고 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PC 업계의 지식을 전문으로 합니다.

우리는 잡지, 소프트웨어, 전화 시스템, 시스템 통합, 모든 종류의 미디어를 통해 그런 지혜와 지식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4만 종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내는 이유죠. 4만 종류의 다양한 지혜를 파는 겁니다. 마쓰시타, 도시바 또는 소니를 보세요. 이들은 하나의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텔레비전,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제가 PC 정보 분야에서 하고 있는 일도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PC 자체를 제외하고,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의 다양한 정보 제품을 판매합니다.

실제로 어떻게 회사를 시작하셨죠?

저는 1981년에 소프트뱅크를 시작했습니다. 버클리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돌아온 지 1년 반 뒤였죠. 일본에 돌아왔을 때 제 회사를 차리고 싶어서 제가 할 수 있는 40가지 종류의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마치 발명품을 생각하는 것과 같았죠. 학생이었을 때 저는 제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명하는 취미가 있었어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것은 신제품을 발명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1년 반 동안 조사를 하고 사업 계획을 세웠습니다. 준비하는 동안에는 수입이 없었어요. 그저 돈을 쓰기만 했고, 그 사이 아기도 태어났죠. 아내는 걱정했습니다. 친구들, 아버지, 어머니, 모든 이가 걱정했어요. 사람들은 저에게 “앞으로 뭘 할 거냐”고, “미국에서 수년간 공부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할 거냐”고 물었죠. 저는 하루 종일 단지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무엇을 할지 공부하면서 시간을 전부 보냈습니다. 서점에 가서 책을 샀고, 도서관에도 갔습니다. 앞으로 50년 동안 무엇을 할지 준비하기 위해 많은 종류의 자료를 읽었죠.

소프트웨어 제작에서 병원 체인 설립에 이르기까지 40가지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의사이시고 병원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었죠. 그런 다음 25개의 성공 평가 기준을 가지고 어떤 아이디어를 추진할지 결정했습니다. 평가 기준 중 하나는 적어도 향후 50년 동안 그 사업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몇 년 동안은 신나서 사업에 몰두하다가 이후 현실을 본 후에는 싫증을 내곤 하죠.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빠져들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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