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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게 하는 방법

디지털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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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리더십을 대단한 것처럼 말한다. 리더라면 전략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남들에게 본이 될 만한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리더십은 사실 단순하다.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잘 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원격 근무가 익숙해진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주 3일 사무실 출근을 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성과 평가 체계를 개편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일도 이에 해당될 수 있겠다. 리더십이 변화에 관한 것이라면, 직원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성향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리더의 최우선 과제다.

150년 전 미국의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은 미국 문학 역사상 인상적인 인물 중 한 명인 바틀비를 창조했다. 멜빌이 1853년 발표한 단편 소설 ‘필경사 바틀비(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의 주인공 바틀비는 월가 어느 변호사 사무실에 고용된 하층민 출신 필경사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업무를 전면 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I prefer not to.)” 여러분의 동료들이 현대판 바틀비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업무, 판매 등을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 할 때 안 하는 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리더들은 어떻게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도록 설득해야 할까? 사회과학자들은 수십 년간 이 문제로 씨름해왔다. 다양한 실험 결과 학자들이 내놓은 가장 효과적인 설득 기법 중 두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상아탑에서 나온 사회과학 연구가 복잡한 현상을 오롯이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두 기법 모두 직원들이 “활성적 타성(관성)(active inertia)”을 넘어서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서 활성적 타성이란, 사람이나 조직이 주위 세계가 극히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과거의 방식에서 편안함을 찾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전략

첫 번째 기법은 심리학에서 “문간에 발 들여놓기(foot-in-the-door)” 전략이라고 부르는 기법으로, 상대에게 큰 부탁을 하기 전 먼저 작거나 쉬운 부탁으로 시작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통하는 이유는 사람에게는 이미 쌓아 놓은 신뢰를 깨고 싶지 않아 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탁을 한 번 들어주고 나면 사람에게는 일종의 의무감과 신뢰 관계가 형성되는데, 그러면 더 큰 부탁을 요청해도 흔쾌히 들어주게 된다. 다시 말해, 작은 단계들과 거래들이 차례차례 모이고 쌓여 큰 변화로 향하는 길이 닦아지는 것이다.

조너선 프리드먼(Jonathan L. Freedman)과 스코트 프레이저(Scott C. Fraser)는 해당 개념이 처음 등장하는 기념비적인 연구를 진행하며, 대부분의 사회와 조직에서 “합당한 부탁을 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작게 시작하면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아니요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아무리 작은 부탁이라도 그 부탁에 응하게 되면 사람들은 이제 자신도 상황의 일부라고 느끼게 되고” 더 큰 부탁에도 응하게 될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 기법의 특징은 사람들에게 “압박을 주지 않고도 따르게”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은 강압이 아니라 요청에 따른 것이니 말이다. 봉당을 빌려주니 안방까지 달라고 한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봉당만을 빌려주지만, 결국에는 진짜로 안방도 내어줄 수 있는 것이다.

리더들이 실제로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라는 단어 자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해당 전략을 성공적으로 도입, 운용한 사례를 필자는 많이 보아 왔다. 기존 사업 방식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버스 업계에서 시외버스 서비스 업체 메가버스(Megabus)가 거둔 성공은 좋은 예다. 해당 기업의 사례 연구는 문간에 발을 들여놓는 전략이 갖는 설득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다. 메가버스는 파괴적 혁신의 교과서적 사례이다. 차별화된 외양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인지도를 얻은 메가버스들이 지금도 전국을 무대로 도심과 도심을 이으면서 대학생, 젊은 전문 인력, 주말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백지에서 시작했지만 혁신과 기발한 기업가정신을 갖추고 획기적인 경영과 브랜드 모두를 실현한 스타트업의 특성을 메가버스는 전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메가버스는 세계 최대의 교통 재벌 그룹(스테이지코치(Stagecoach))에 속하고 있으며, 이 기업은 스코틀랜드에 뿌리를 내린 지도 40년이 다 되었고, 누구도 실리콘밸리 출신 20대라고 생각할 리 없는 경영 베테랑들로 구성되어 있다. 메가버스의 리더들이 그처럼 극적인 변화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일련의 작은 변화들을 고려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동료들을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종류의 버스를 사용하면 어떨까? 노선 정류장을 없애고 급행편을 연결하면 어떨까? 멀리 떨어진 대도시가 아니라 서로 멀지 않은 작은 도시들을 연결하는 노선은 어떨까? 종이를 쓰지 않는 발권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까?

이러한 작은 변화들은 매번 적지 않은 사람들의 회의적 시선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또한 매번 효과가 있음을 보면서 변화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었다. 메가버스 USA의 CEO는 필자에게 “이들은 앞으로의 여행이 지닐 모습에 대한 하나의 테스트, 하나의 계획, 크지 않은 내기와도 같은 것이었다. 여기 버스 여행의 미래가 있습니다 와 같은 거창한 말을 하는 구루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메가버스의 기술 전문가 한 명은 메가버스가 “아주 자그마한 실험”으로 시작되어 스테이치코치그룹의 “주요” 사업 부문으로 활짝 꽃을 피운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메가버스의 리더들은 거창하지 않은 “~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들을 연속해 제기하면서 동료들에게 작은 발걸음을 함께 디뎌 보자는 부탁을 하여 문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활짝 열린 문 너머에 성공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면전에서 문 닫기” 전략

사람들이 하려 들지 않는 일을 하게 만드는 두 번째 기법은 “면전에서 문 닫기(door-in-the-face)” 전략이다. 즉 당신이 상대방에게 실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부담스럽고 센 부탁을 하여, 상대가 이를 거부 반응을 보이거나 따르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진짜 부탁을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답은 구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거절당할 게 뻔한 극단적인 요청을 우선 제기한 후 좀 더 얌전해 보이는 두 번째 요청을 하면 그 결과는?” 사람들이 두 번째 요청에 응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었다.

이를 조직에 적용할 때, 면전에서 문 닫기 전략은 문자 그대로 실행되지는 않고 설득을 위한 일정의 은유로서 작동하게 된다. 즉, 리더들이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지도 않을 요구를 남발하거나, 정말로 염두에 둔 목적의 달성을 위해 가짜 목표를 내세우며 동료들에게 엄포를 놓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이 전략을 올바로 해석하는 예는 특히 활성적 타성에 시달리고 있는 조직에 적용할 때이다. 이러한 조직에서 극단적이거나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변화나 성과를 목표로 표방한다면, 사람들은 여태까지 고려한 적 없고 평소에도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혁신을 직접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와튼스쿨(Wharton School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교수 제리 윈드(Jerry Wind)는 이를 “불가능한 생각의 힘”이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대단한 변화의 실현 가능성이 훨씬 더 올라가는 것이다.

미국의 전 미식축구 선수 출신 감독으로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의 감독으로 재직한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i)는 면전에서 문 닫기 전략에 통달했던 리더의 좋은 예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식축구 감독으로 평가받는 그가 그린베이에 부임했을 당시, 팀의 성적은 가히 처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그의 통솔 아래 그린베이는 총 5회 NFL을 제패(3회 연속 제패)하는 역사를 썼다. 롬바르디가 그와 같은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그가 선수들에게 기대한 경기력과 향상 수준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았다는 것이 있다. 그의 팀이 뛰는 모든 경기에서 모든 블로킹은 흠잡을 데 없어야 했고, 모든 시프트는 물 흐르듯 매끄러워야 했으며, 모든 컷의 타이밍은 완벽해야 했다.

왜 그렇게 저항과 반발이 뻔한 불가능한 기준을 세우는지 질문을 받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완벽이란 이룰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면 탁월함에 도달하게 된다.” 롬바르디가 내세운 목표는 선수들이 이룰 수 없는 것이었고 본인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면전에서 문 닫기 방식의 사고를 통해 그는 선수들이 전에는 실현할 수 없었던 수준의 경기력을 달성하도록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실현이라는 녹록지 않은 일을 이끄는 리더로서 당신은 문간에 발을 들여놓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면전에서 문을 닫아버려야 할 것인가? 그 답은 당신의 개인적 스타일, 당신의 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 구축된 문화, 채용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변화를 이끌고 특출난 성과를 현실화하는 일에 대한 단 한 가지의 정답이란 것은 없는 법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 어려움은 존재한다. 사람들을 그들이 하려 들지 않는 일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그것이다. 필경사 바틀리는 비결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원문 | Persuading Your Team to Embrace Change



빌 테일러는 패스트컴패니(Fast Company)의 공동 창립자이며, 도서 <그저 감탄 밖에는: 위대한 조직은 어떻게 평범한 일을 비범한 방식으로 해내는가(Simply Brilliant: How Great Organizations Do Ordinary Things in Extraordinary Ways)>를 최근 저술하였다. 

번역 박준석 에디팅 조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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