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시대에는 어느 분야에서나 아이디어가 성공의 밑거름이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나의 비전을 따르도록 설득할 수 없다면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커뮤니케이션을 더 이상 '소프트 스킬'로 여기지 않는다. 정상에 오르는 리더들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말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쓰기, 말하기, 발표 등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을 연구하며 이런 기술들을 향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일례로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아마존을 빌딩할 당시 문장력을 특히 중요시했다. 2004년 여름, 그는 파워포인트 발표 금지령을 내려 임원들을 놀라게 했다. 슬라이드 대신 제목과 동사와 명사를 갖춘 완전한 문장들로 이뤄진 "서술형 줄글(narrative structured memos)"을 사용하도록 요청했다.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최고 리더는 베이조스뿐만이 아니다. 현재 아마존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전 펩시코(PepsiCo) CEO 인드라 누이(Indra Nooyi)는 “쓰기와 말하기 등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메시지를 단순화해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없다면 대중이 따르도록 만들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필자는 집필을 위해 자료를 조사하면서 최고경영자들이 팀과 소통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몇 가지 전략을 발견했다. 다음 4가지 전략은 독자들도 적용해 볼 수 있다.
1. 어려운 내용을 설명할 때는 짧은 문장을 사용한다
길고 복잡한 문장은 문서로 표현된 아이디어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하다. 긴 단어와 문장 대신 짧은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면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신뢰감 있고 지적인 인상을 주고 싶다면 간단한 말을 복잡하게 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설득력 있는 화자와 작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지적 긴장(cognitive strain)'을 낮추려고 한다.
그래멀리(Grammarly)와 같은 소프트웨어 툴은 숫자로 나타낸 가독성 점수를 생성해 작성한 글의 질을 평가한다. 점수는 작문 샘플의 등급 수준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미국 평균 13세에 해당하는 8학년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작성된 문서는 '매우 읽기 쉬운' 문서로 간주한다. 그렇다고 8학년이 쓴 문장처럼 보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글의 정교한 주장들을 이해하기 쉽다는 뜻이다. 아이디어를 이해하기 쉽다는 말은 더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다.
글쓰기는 기술이기 때문에 연습을 통해 연마할 수 있다. 베이조스의 필력은 나날이 발전했다. 1997년 그가 처음으로 작성한 주주 편지는 10학년 수준으로 뉴욕타임스와 비슷한 레벨이었다. 이후 10년간 그가 쓴 편지의 85%는 8학년 또는 9학년 수준으로 작성됐다.
2007년 베이조스가 아마존에 새로 도입한 킨들(Kindle)의 이점을 한 단락으로 설명한 글은 7학년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모르는 단어를 발견하면 단어 뜻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책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여백 메모와 밑줄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잃어버릴 우려가 없습니다. 킨들은 읽고 있는 책의 위치를 자동 저장합니다. 눈이 피로하면 글자 크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모든 언어로 인쇄된 모든 책을 60초 이내에 모두 제공하는 것이 킨들의 비전입니다.“
베이조스는 짧은 단어를 선택해 어려운 내용을 설명했다. 간소화란 내용의 단순화를 의미하는 게 아닌 경쟁에서 앞서 나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