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네트웍스Discovery Networks의 남유럽 사업부 상무이사로 부임한 첫날, 마리넬라 솔디Marinella Soldi는 새로운 상사인 아서 베이스팅스Arthur Bastings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이 사업을 되살려야 합니다.”
프랑스에서 학생 시절을 보낸 후 이탈리아와 영국을 옮겨 다니며 경영 컨설턴트, 미디어 전략가, 임원 코치로 다양한 커리어를 쌓았던 솔디는 처음으로 기업에서 임원직을 맡게 됐다. 10여 년간 코치로서 리더들을 지원했지만 이제는 직접 리더가 돼 보고 싶었다.
베이스팅스는 다른 사람을 후보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양한 경험과 창의적인 감각을 지닌 솔디야말로 이 직책의 적임자라고 확신했다.
그는 관련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외부인만이 취약한 사업부에 아이디어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었다. 솔디는 디스커버리에서 근무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실적 부진에 일조해왔던 부질없는 충성심과 관습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녀라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동기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솔디를 임명해야 하는 이유는 확실했다. 회사에 혁신이 필요한가?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리더를 선택해야 한다. 사업에 변화를 주고 싶은가? 다른 사람이 사업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많은 경영진은 변화를 따라잡고 앞서 나가기 위한 해결책으로 유능한 파괴적 혁신가를 고용한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무조건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변화가 이뤄질 때 조직 구성원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런 감정을 방치하면 아무리 유능한 리더와 현명한 계획이 있어도 성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