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바라는 여성이 있었다. 글로벌 테크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녀는 같은 시기에 입사한 남성 동료가 같은 일을 하는데도 급여를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관리자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급여에 대한 내용은 기밀 사항이고 그 동료가 여러 불특정 성과 지표에서 더 나은 성과를 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첫 아이를 가졌을 당시 상사는 에이바를 배려한답시고 그녀를 출장에서 제외했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겼으니 일을 너무 많이 벌이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말이다. 나중에 에이바가 승진하려 했을 때 그 자리는 출장에 동행했던 다른 남성 동료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에이바는 가상의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의 경험은 많은 여성에게 낯설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런 경험이 평생 지속되면 여성은 회사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만다. 이는 연쇄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 직원일수록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회사를 홍보하거나 변호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창출하는 가치가 줄어들고 퇴사할 가능성도 높다.
2021년 연구에서 필자들은 미국 직원 5000명을 대상으로 직종과 산업 전반에 걸친 신뢰 수준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커리어를 갓 시작한 여성과 남성은 회사에 대해 거의 비슷한 신뢰도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성이 회사에 대해 갖는 신뢰도는 남성에 비해 급격하게 하락하고 경력 전반에 걸쳐 남성보다 낮았다. 이사 직급 미만의 여성들은 같은 직급에 있는 남성들보다 회사를 신뢰하는 비율이 30% 낮았다. 경영진이 되고 신뢰도가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이후에도 남성 수준의 신뢰도를 따라잡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