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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리더십

각자의 노선에서 리드하라

매거진
2018. 7-8월(합본호)

각자의 노선에서 리드하라

 

 

비즈니스, 스포츠, 교육 등 모든 분야의 리더들이 논쟁적인 정치사회 문제에 공공연히 개입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논란거리와 애써 거리를 뒀던 사람들이다.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에 끼어들면 고객, 직원, 투자자 등 이해당사자들과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HBR 2018 1–2월 합본호에 <   CEO 행동주의   >를 기고한 뒤, 행동주의 면모를 보이는 리더가 눈에 띄게 느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월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에서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뒤 이어진 분주한 움직임을 한번 생각해 보자. 스포츠용품업체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 CEO 에드워드 스택은, 21세 미만 고객에 대한 총기 판매 전면 중단을 비롯한 정책 변화를 통해회사의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기업의 리더들도 공적 토론에 동참했고, 각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의 CEO 에드 바스티안은,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NRA) 회원에게 주던 할인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조지아 주 상원의원들은 항공유 세제혜택 철회로 맞대응했고, 델타항공은 세금 수백만 달러를 아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CEO 행동주의는모든 것의 정치화politicization of everything’로도 불리는 사회 변화의 일환이다. 소셜미디어가 부추긴 정치체계의 이념적 양극화로 인해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잘 모르는 복잡한 쟁점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업 리더가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정치 컨설팅기업 글로벌 스트래티지 그룹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사람들은 시사 사건에 대해 기업들이 24시간 안에 입장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이런 새로운 환경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 조직이 어떤 전략을 쓰는지 알아볼 요량으로, 우리는 행동주의를 핵심 활동으로 삼은 리더 세 명을 만났다. 소프트웨어 대기업 세일즈포스의 창립자 겸 CEO 마크 베니오프는, 기업이 성소수자 고객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한 인디애나 주의 종교자유회복법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기업 리더 중 하나다. 사커 유나이티드 마케팅Soccer United Marketing의 캐시 카터 회장은 성평등을 적극 주장한다. 로버트 짐머 시카고대 총장은, 논란이 많은 인물을 대학 캠퍼스에 연사로 초청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왜 목소리를 낼까?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들이 민감한 이슈에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으며, 개인의 신념 및 조직의 역사와 문화를 신중히 고려해 이런 행동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이들은 대중의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신의 공적 활동을 뒷받침해 주는 그라운드 게임(현장활동, 개인활동)도 한다.

 

 

이제 개입은 필수다

 

CEO를 비롯한 조직 리더들이 논쟁적 이슈에 공식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고객, 직원, 사업 파트너, 투자자 모두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는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발사 총기 판매처럼 논란이 되는 문제에 리더가 무대응으로 대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이해당사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뜻이다.

 

리더가 조직의 목표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이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정치적 이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양극화됐다. 자신을 중도주의자로 간주하는 사람의 수는 점차 줄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 진보화되는 한편 공화당 지지자들은 더 보수화되고 있다. 지난 20년 사이 상대 당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비율은 두 배 이상 늘어 40%를 웃돈다. 공화당 지지자의 3분의 1 이상, 민주당 지지자의 27%가 상대 당의 정책이너무 잘못돼서 미국인의 안녕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믿는다. 상대 당 지지자와 사돈 맺기를 꺼리는 사람의 수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소개팅 앱 틴더 사용자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한 잠재적 데이트 상대에게화면을 왼쪽으로 쓸어 넘기라swipe left[1]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소셜미디어의 부상과 분열된 미디어 지형이 이런 이념적 양극화를 가중시켰다. 미국인들이 자신의 관점을 지지하는 출처에서만 뉴스와 의견을 얻는 경향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게다가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고, 많은 경우 사실이 아닌 당파적 정보를 소셜미디어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불신과 왜곡된 인식이 조장되고 있다.

 

여러 시대적 흐름이 이 같은 분열을 심화시켰다. 정치적으로 가장 극단에 있는 시민들이 예비선거Primaries에 투표하고, 선거운동에 기부하고, 집회와 모금행사에 참가하는 등 가장 열심히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제일 큰 유권자들의 영향력을 증폭시키는 활동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하면서 정교한 게리맨더링[2], 마이크로타기팅[3], 심지어 투표억제 전략[4]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정치인들이 초당적으로 타협하고 정치적 노선을 초월해 표를 던질 수 있는 권한은 줄어드는 한편, 잘못된 일은 무조건 상대 당 탓으로 돌리는 편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극명한 정치적 분열, 양극화된 정치적 정체성, 미디어 편식이 변덕스럽게 뒤얽히면서, 리더가 공적 토론에 개입할지 말지 결정하는 일이 극도로 복잡해졌다. 에드 바스티안은 NRA 회원의 할인 혜택을 없애기로 한 결정이 사실 어느 편도 들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 의원들이 세제혜택 법안을 철회한 뒤, 바스티안은 내부 서한을 통해 직원들에게 “NRA 회원에 대한 할인혜택 때문에 델타항공이 NRA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할인혜택을 폐지해서델타항공은 중립을 지키려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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