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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이사회도 진화한다

제이 W. 로쉬(Jay W. Lorsch),로버트 C. 클락(Robert C. Clark)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오늘날의 기업 지배구조는 이사회 내부에서만 논의되는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는 공개적 사안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사외 이사에게 더 많을 활약을 기대한다. 각 기업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규제를 준수하는지를 파악하고, 경영진의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뿐 아니라 단기적인 실적 개선까지 이끌어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사들은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전보다 더 진지하게, 더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도 얻었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기업 이사회는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엔론 사태 이후 기업 환경에서 이사회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사들이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집중하는 리더 구실을 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요 공기업들은 국가 경제 번영의 동력이다. 공기업 이사회는 국가 자산인 이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역사학자인 알프레드 D. 챈들러 주니어가 지적한 대로 역사에서 한때 재계를 주름잡던 기업들이 몰락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최고 경영자(CEO)나 이사들이 자신의 기업이 당면한 장기적 위협을 예측하지 못하거나, 이에 대처하지 못할 때 기업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

 

이사회는 사베인-옥슬리 법과 같은 새로운 보고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할수밖에 없다. 따라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이사회 구성원들의 지식 활용보다 위원회의 업무 처리를 더 중시하게 된다. 경영진과 공조하거나 이들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돕기보다, 규정을 이행하고 경영진의 실수를 따지는 감시자 노릇에만 집중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이사회는 경영진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사회가 분기 실적에 집착하는 경향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사회가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한다면 파급 효과는 엄청나게 크다.(로버트 H. 헤이즈, 윌리엄 J. 애버내티의경기 하강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식’, HBR 1980 7∼8월호 참조) 2007 3월 세계 최대 기업인 단체인 미국상공회의소가 기업들에게 분기 실적 목표치를 내놓지 말라고 권고했을 정도다. 실적 목표를 설정할 경우에 이사진과 경영진이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 실적 달성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년간 기업 경영진의 총급여는 증가했지만, 평균 임기는 줄어들었다. 여러 분기 동안 기업 실적이 둔화할 때 이사회가 보이는 반사적인 반응은 대부분 다음과 같다. 곧바로 CEO를 교체하고 후임을 물색하는 것이다.

 

이사들은 내부 통제와 미래의 전략 수립이라는 임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사회는 자신들과 경영진이 미래 지향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하며, 성공적인 승계를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은 분명 경영진의 몫이지만, 이사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위 경영자들의 제안을 검토하는 임무를 맡아야 한다. 상황이 좋을 때는 최고 경영진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격려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에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자극하는 것이다.

 

사외이사들이 사업의 성패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일일이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 추세와 이에 관련한 추세들이 사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해야 한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를 통해 리더로서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지침을 살펴보자. 우선 이사들이 일하는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들이 안건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진단해보자. 재무, 전략, 인재개발 등과 같은 핵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주도할 때 어떤 양상이 나타나는지도 알아보자.

 

이사들이 내부 통제에 지나치게 간섭할수록 기업의 장기적 계획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는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근시안적 사고

지난해 한 기업의 이사회는 업계 최고 전문가 5명을 이사로 임명하며 전략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의 임무는 경영진과 함께 향후 업계 전망과 기업 입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사회에 장기 전략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경영진은 이 제안을 적극 수용했다. 6개월 동안 전략위원회는 정보를 취합하고 기업 고위 경영진과 회의를 자주 개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는 나온 것은 불과 2년 안에 비용을 억제하고 매출을 신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에는 회사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나 장기적 관점의 제안이 전혀 없지만 이사회는 신경쓰지 않았다.

 

내부 통제만 중시하고 안건 처리 미루기

새로운 규제들이 쏟아지면서 이사회 업무가 늘어났지만, 업무 처리 시간은 그대로다. 통상 대기업에서조차 이사회는 1년에 평균 대여섯 번 회의를 개최하며, 회의 기간도 기껏해야 하루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이사회가 처리해야 할 안건은 내부통제, 회계, 법무, 주주 관련 사안 등과 같은 기업지배구조 관련 문제로 넘쳐난다. 모두 이사회 차원에서 다뤄야 하는 중요 사안들이다. 그러나 리더십이나 전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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